‘이화반전모임’ 간사 최재필(철학·4)씨

‘이화반전모임’ 간사 최재필(철학·4)씨
“반전운동이 희생이라고요? 전 반전운동에 참여할 때가 가장 행복해요.”

전쟁에 반대하는 이화인들의 연대모임 ‘이화반전모임’의 간사 최재필(철학·4)씨는 지난해부터 반전운동에 힘쓰고 있다. 이화반전모임은 ‘다함께 이대모임’·‘이화여대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등이 참여하고 있는 국제반전운동의 지역모임이다.

최씨의 3월 달력은 반전캠페인·반전집회 등 반전운동 일정들로 가득하다. 5일(월) 고 윤장호 하사 추모 촛불문화제부터 17일(토) 국제공동반전행동까지, 교내에서 열린 세 차례 반전캠페인도 그의 달력에 빽빽이 적혀있다.

“학내에서 반전캠페인을 열어 학생들에게 전단을 나눠주고 서명·기금을 받았어요. 170여명의 이화인들이 서명에 동참했고, 반전 뱃지도 45개나 팔렸어요.” 빡빡한 일정에 지친 기색도 없이 캠페인이 성공적이었다며 흐뭇해하는 그의 얼굴에서 반전운동에 대한 열정이 느껴졌다.

그가 반전운동을 시작한 것은 지난해 3월, 1년 반 동안의 휴학 생활 중 지나친 경쟁논리·이윤지상주의 등 세상의 모순을 깨달았을 때다. 최씨는 복학한 후 우연한 기회에 이화반전모임을 알게 됐다. 집회에 참여한 그는 소수 이익을 위해 다수의 자유와 목숨을 빼앗는 전쟁이 경쟁논리의 가장 극심한 사례임을 깨달았다.

그 후 그는 곧장 이화반전모임에 가입했다. “처음 집회에 참가한 후 ‘반전운동이 대안이구나’ 싶었어요. 소수 이익을 위한 전쟁에 반대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첫 걸음이라고 생각했죠.”

물론 그도 회의감을 느낀 적은 있다. “처음엔 저도 ‘내가 참여해서 세상을 얼마나 바꿀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나 반전운동에 참여하며 살아있음을 느끼고 활력을 얻게 됐죠.”세계 평화를 향한 그의 바람과 반전운동에 대한 열정은 점점 커졌다.

“전쟁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하면 적극적인 반전 운동으로 이끌 수 있을지 늘 고민해요.” 최씨는대다수가 반전에 동의하면서도 자발적으로 행동에 참여하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전단·자보·사진 등으로 기존 언론은 다루지 않는 전쟁의 형상을 알린다. 최씨는 전쟁에 반대하는 의견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팽배해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화인들에게 반전운동 참여를 당부했다. “반전운동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해요. 리플렛 읽기·서명·기금 모금하기는 물론 친구들과 반전에 대한 생각을 나누는 것까지 모두 반전운동이니까요.”

최재필씨는 27일(화)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리는 ‘국제반전회의’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그는 4박5일 동안 국제적 반전 회의를 보고 배워 더욱 적극적으로 반전운동에 임하고 싶다고 말한다. “반전운동 시작하며 제 인생의 주인이 됐어요.”집회에 참여하며 삶의 주체성을 찾았다는 그의 열정은 집회에 쓰이는 촛불만큼이나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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