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이 학교 발전을 위해 단과대학(단대)의 권한을 강화하고 있다. 오용교 동국대 총장은 13일 발표한‘108프로젝트’를 통해 단대 중심의 분권경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단대 분권경영이란 총장에게 집중된 권력을 각 단대로 분산시켜 단대의 독립적 운영을 장려하는 제도다. 동국대는 단대 학장에게 인사·행정·재정에 관한 권한을 부여하는 대신, 총장과 목표관리제(MBO) 형식의 경영계약을 체결하도록 했다.

단대별 MBO를 처음 도입한 서강대는 7개 단대에서 자체 평가서를 받았다. 결과는 전체 교수회의에서 발표하고 1·2·3등을 차지한 단대에 1~3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했다.

단대 분권화는 단대 각각의 특성을 살리면서도 단대별 경쟁을 통해 학교 전체를 효율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어 대학들이 앞 다퉈 실시하고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백정하 고등연구소장은 “단대 분권화를 시행하면 목표 달성을 위해 각 단대별로 강도 높은 노력을 할 것이므로 교육의 질이 향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대학가에 ‘단대 분권화 바람’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본교 경영대가 다른 단대와는 구별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주목할만한 일이다. 경영대가 실시하고 있는 주전공생 분반·학부모 설명회·자체적인 취업지도실 운영 등은 학생과 학부모 모두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누구보다 이를 반기는 것은 학생이다. 단대 학생만을 위한 제도와 프로그램을 마련하지 않는 다른 단대에 비해 훨씬 좋은 환경을 제공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대 발전은 특정 단대의 노력만으로 실현되는 것이 아니다. 총장이 나서서 단대분권화를 추진하고 있는 타대의 모습에서도 보여지는 것처럼, 학교의 적극적인 지원 없이 단대가 독립적으로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독자적인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는 경영대도 자체 교환학생 제도를 계획하고 있지만 재정적 어려움에서 자유롭지 못한 실정이다.

모래 위에 세워진 집은 금방 무너진다. 기초가 튼튼하지 않기 때문이다. 학교가 추진하고 있는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계획 또한 사상누각이 되지 않으려면 기본이 되는 것에 소홀해서는 안된다. 각 단대의 내실화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학교는 경영대와 같은 단대 차원의 움직임을 적극 장려해야 한다. 경영대 학생들이 누리고 있는 것들을 다른 학생들도 함께할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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