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사랑법도 시대별로 가지각색
이화사랑법도 시대별로 가지각색
  • 김경원 기자
  • 승인 2007.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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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로고 적힌 학용품 꾸준히 인기… 2000년대에는 온라인에서 애교심 표출

시간이 지나면서 변하는 것은 캠퍼스 뿐만이 아니다. 학교 뱃지 달기부터 미니홈피에 학교 사진 올리기까지, 학생들이 학교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는 방식 역시 시대와 함께 변해왔다. 6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계속되는 학생들의 애교심을 따라가 보자.

60·70년대­ Must Have 뱃지
당시 학교 뱃지는 학생들 사이에서 없어선 안 될 필수품이었다. 송유재 교수(방송영상 전공)는 “과거에는 학교 뱃지를 다는 것을 의무와 권리로 여겼다”며 “대학생 신분이 희소가치가 있었기 때문에 뱃지를 다는 것이 매우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김경애(신방·72년졸)씨는 “이대는 특히 뱃지를 많이 하고 다녀서 ‘이대생들은 수영장에서도 뱃지를 단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그 시절 뱃지는 학생신분을 알리는 수단이 되기도 했다. 남옥남(사회생활·79년졸)씨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학생요금을 내면 차장은 옷에 뱃지가 있는지 확인했다”고 말했다.

60·70년대에는 학교를 상징하는 기념품이 적어 학보도 학생들 사이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함인희 교수(사회학 전공)는 “과거에는 학보가 어느 대학 학생인지를 알려주는 역할을 했다”며 “다른 학교 친구들끼리 학보를 주고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80년대­결혼 후에 졸업반지 끼기도
요즘 학생들이 졸업 반지를 일종의 소장품으로 여기는 것과 달리 80년대에는 많은 졸업생이 졸업 반지를 끼고 다녔다. 민옥경(정외·88년졸)씨는 “결혼한 후에도 졸업 반지를 끼는 친구들이 있었다”며 “동창 수첩도 많이 애용했다”고 말했다. 최정은(신방·89년졸)씨는 “많은 학생이 졸업 반지를 끼고 다녀 반지를 보고 동창을 알아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80년대에는 도예연구소에서 제작한 학교 로고가 적힌 찻잔·커피잔 세트 등이 선물용으로 인기를 얻기도 했다.

90년대­너도나도 이화가방
이제는 사라진 풍속이지만 90년대 학생들은 ‘이화가방’을 애용했다. ‘이화가방’은 90년대에 유행했던 ‘이스트 팩’과 비슷한 모양에 이화로고가 적힌 백팩이었다. 홍지현(국문·98년졸)씨는 “그 시절 이화로고가 적힌 백팩은 1·2학년들 사이에서 대 유행이었다”고 말했다. 김종은(영문·02년졸)씨는 “학생들이 단대 뱃지·이화 열쇠고리 등을 이화가방에 달고 다니곤 했다”며 “유행하는 가방 모양이 바뀌면서 이화가방의 인기는 사그라들었다”고 아쉬워했다.

2000년대­온라인부터 오프라인까지, 이화사랑
컴퓨터 없는 생활은 상상할 수도 없는 2000년대의 이화인들은 온라인으로 애교심을 표출한다. 학생들의 개인 홈페이지에는 ‘이화여대’·‘이화♡’등 본교 사진을 올리는 폴더가 있다. 정인영(정외·2)씨의 미니홈피 ‘이화’ 폴더에는 눈 덮인 캠퍼스부터 김주하 아나운서 사진까지 올라와 있다. 그는 “이화의 모든 것을 담고 싶어 입학하자마자 이 폴더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싸이월드 ‘이화예찬’ 미니홈피(www.cyworld.com/ewhaians)에서도 학생들의 애교심을 느낄 수 있다. ‘이화예찬’은 본교의 사진·기사가 올라와 있는 미니홈피로 입소문을 타고 많은 학생에게 알려졌다. 미니홈피의 총 조회 수는 20만을 훌쩍 넘은 지 오래고, 사진·기사의 ‘스크랩수’ 역시 16만을 넘었다. ‘즐겨찾기’ 등록 횟수도 2천에 달한다. ‘이화예찬’ 방명록에는 ‘이화야 사랑해’·‘이화인이라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등 애교심을 드러내는 글들도 많다.

학교를 상징하는 기념품으로 뱃지가 유일했던 과거와 달리 요즘 이화 기념품은 핸드폰 줄에서 텀블러까지 매우 다양하다. 학생들의 일상 곳곳에 이화 기념품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4월 교환학생으로 파견될 예정인 강유경(과교·4)씨는 얼마 전 이화 핸드폰 줄·책갈피 등을 구입했다. 강씨는 “일본 친구들과 주위 사람들에게 이화와 관련된 선물을 하고 싶어 구입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애교심을 드러내는 방식은 시대별로 가지각색이다. 하지만 과거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학생들의 사랑을 받아온 물건도 있다. 학교 로고가 새겨진 파일·노트·펜 등 학용품은 과거에 이어 여전히 학생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생활협동조합(생협)의 파일 매출량이 가장 많은 학기 첫 달(2006년도 9월 기준), 학교 이름이 적힌 손잡이 파일은 1천629개가 판매됐다. 일반 파일이 115개 팔린 것에 비하면 14배 이상 많이 팔린 것이다.

시대를 뛰어넘는 애교심 풍속에 대해 방희정 교수(심리학 전공)는 “학생들이 학교를 상징하는 물건을 애용하는 것은 학교에 대한 애정과 함께 소속감이 자신의 정체감을 형성하는데 기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동기들과 함께 대학상징물을 갖고 다니면서 동질감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것도 이유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시간이 갈수록 학교가 정체성 형성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들고 있으나 여전히 개인 정체성에 학교가 미치는 영향은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