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잘 쓰는 법

교양 국어실은 이번 학기에 반드시 이수해야 할 ‘국어와 작문’수시과제로 서평을 지정했다. 그러나 많은 학생들이 서평에 대해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김지연(디자인·1)씨는 “‘국어와 작문’ 강의 계획서를 보고 글의 형식 중에 ‘서평’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며 “서평에 대한 기초지식이 없어 걱정된다”고 말했다.

대부분 학생들이 대학에 들어와 처음 접하게 되는 서평. 서평의 개념과 서평을 쓸 때 유의할 점을 국문과 교수님에게 들어봤다.

△서평, 독후감과는 다른 글쓰기
서평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서평은 독후감과 똑같다’는 것이다. 김수현 교수(국문학 전공)는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이유도 서평과 독후감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평은 책을 읽고 난 후 그 책에 대해 비평하는 글로, 독후감과는 다르다. 서평과 독후감의 차이점은 ‘객관적 가치 평가의 유무’에 있다. 독후감이 개인의 주관적 감상이 중심이 되는 글이라면, 서평은 주관적 감상과 객관적 가치 평가가 함께 들어있는 글이다. 곽승미 교수(국문학 전공)는 “서평의 목적은 책을 ‘평가’하는 것”이라며 “서평은 책에 담긴 주장 및 사상을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비판하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평 쓰는 방법
서울대학교 출판부가 발행한 「사회과학 글쓰기(대학생을 위한 논문 작성법)」는 서평 작성 방법으로 ‘서론­본론­결론’의 3단계 형식을 제시하고 있다.

‘서론’ 단계에서는 책의 전체적인 주제와 해당 책을 비평하는 동기 및 서평자의 견해, 그리고 앞으로 글을 어떻게 전개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이 제시돼야 한다. 비평하고자 하는 책에만 드러나는 문제나 새로운 시각에 대해 언급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본론’ 단계는 서평자의 견해가 주를 이루는 부분으로, 저자의 주장을 분석한 뒤 자신의 생각을 토대로 이를 평가해야 한다. 이 때 각 단락의 첫머리에서 포괄적이면서 설득력 있는 주장을 제시하고, 이어서 근거들을 논의하는 것이 좋다.

‘결론’ 부분에서는 책이 지닌 의의와 한계를 지적하고 서평자가 내린 결론을 바탕으로 마무리하면 된다. ‘서론’에서 설정한 관점을 유지하고, ‘본론’에서 근거들로 제시된 논문·이론들이 저자의 의견을 비평하는데 어떤 기여를 했는지도 요약해주면 좋다. 서평 쓰기에 능숙해지면, 3단계 구성을 벗어나 독창적인 방식으로 서평을 구성할 수 있다.

△서평을 잘 쓰기 위한 비법
본교 교양국어 편찬위원회가 엮은 「우리 말·글·생각」은 서평을 잘 쓰기 위한 비법으로 창조적인 책 읽기·글쓴이의 의견과 책 내용의 구별·책의 내용에 대한 해설 및 기존의 서평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는 태도를 꼽는다.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창조적인 책 읽기’다. 창조적인 책 읽기는 독창적 비평의 밑바탕이 된다. 이를 위해 저자의 견해와 생각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 저자의 견해에 문제제기를 하고, 자신의 생각과 비교하면서 책을 읽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서평은 책의 내용과 글쓴이의 객관적인 평가를 명확하게 구분해야 하기 때문에 자신의 평가를 설득력 있게 제시해야 한다.

타인의 글·의견을 ‘표절’하지 않는 것 또한 중요하다. 김수현 교수(국문학 전공)는 “서평에는 개인의 독창적인 생각과 비평을 담아야 하므로 다른 사람의 의견을 도용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문가의 서평을 맹목적으로 모방하기보다는 자신의 수준에 맞는 글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자신만의 개성있는 글을 쓰기 위해 비유·이미지·독창적 문체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우리 말·글·생각」은 서평에는 정해진 형식이 없다고 말한다. 자신의 느낌을 생생하게 표현하고 싶다면 일기나 편지형식을, 논리적으로 글을 쓰고 싶다면 ‘서론­본론­결론’의 3단계 형식을 따르는 것이 좋다.

‘국어와 작문’을 총괄하는 곽승미 교수(국문학 전공)는 학생들이 서평을 쓸 때 유의해야 할 점으로 다음의 세 가지를 꼽았다.

첫째, 나만의 새로운 구성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해야 한다.
둘째, 책 내용을 요약하는데 그치기보다 책을 읽고 느낀 감상과 그 이유를 충분히 밝혀야 한다.
셋째, 서평의 논조는 비난이 아닌 비판이 돼야 한다.

첫째 부분에서는 책의 내용과 자신의 의견을 함께 녹일 수 있는 능력이 중시된다. 비판적 논조를 지키기 위해서는 저자의 의견이라고 무조건 반대해서는 안 되며, 내 입장과 다른 부분을 지적하는 것이 중요하다. 곽 교수는 “책을 읽고 자신이 느낀 점을 객관적인 근거를 들어 명확하게 설명하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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