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인상 반영 못한 조교 장학금… 등록금책정협의회도 이뤄진 적 없어

대학원생 ㄱ씨는 본교 A급 조교로 일하고 있다. 조교장학금을 받고 있지만 등록금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등록금은 6.8%로 인상됐지만 조교 장학금은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학기에도 그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일주일 동안 20시간의 조교일과 10시간의 학원 강사 아르바이트, 학과 공부까지 해야 하는 그에게 장학금은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타대보다 등록금을 높고 장학금은 훨씬 적어

본교 대학원생들은 높은 등록금에도 불구, 타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장학금을 받고 있다.

대학원 인문·사회 계열 등록금은 446만원으로 고려대(430만원), 서강대(400만원) 보다 비싸다.

학생조교, 연구조교, 학·석사 연계과정생, BK21장학생 등 크게 9종류의 장학금이 있지만 실제로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조교장학금 뿐이다.

연구조교 장학금의 경우, 등록금 전액이 지원된다. 그러나 교수 1명당 1명씩 배정되는 연구조교는 일단 선정되기 어렵고, 객관적인 기준보다는 교수 재량으로 추천된다. ㄴ씨는 “모든 교수님이 연구조교를 뽑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연구조교가 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라며 “교수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선정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고려대·경희대·중앙대 등 조교에게는 전액 장학금이 지원하는 타대와는 달리 본교 조교생들은 등록금의 일부만 지원받는다. 주당 20시간 근무하는 A급 조교는 330만원·10시간 근무하는 B급 조교는 165만원을 받는다. 이런  조교 장학금도 수혜자가 많지 않고, 매년 인상되는 물가인상률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지급되는 330만원도 작년에 인상된 것으로 이는 5년만의 일이다.

대학원생 ㄷ씨는 “장학금 액수가 고정돼 있어 추가로 내야 하는 비용이 매년 늘어난다”며 “조교장학금을 받아도 등록금이 부담되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등록금에 대한 학교­학생 간 소통 부재

등록금·장학금에 대해 학교와 총학생회는 많은 논의를 거치지 못했다. 방학동안 학교와의 책정협의회를 요구한 현재 총학은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학교로부터 장학금 수혜내역에 관한 자료도 받을 수 없었다.

학생들의 문제제기가 학부만큼 활발히 이뤄지지 않은 것은 학교의 학생회 지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김양희 대학원총학생회장은 “학생회 재정이 부족해 학생회 사업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학원생들이 학부생에 비해 교수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도 문제제기가 이뤄지지 않는 이유다. ㄹ씨는 “대학원생들은 소수고, 교수님과 친밀한 관계를 맺어야하기 때문에 등록금이나 조교 업무에 불만이 있어도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고려대, 중앙대는 등록금이 결정되기 전에 대학원학생회와 5~6차례의 등록금책정협의회를 갖는다. 유승익 고려대대학원총학생회장은 “학생들의 의견이 많이 반영되지는 않았지만 방학 동안 학교와 5차례의 등록금책정협의회를 가졌다”고 말했다.

이혜숙 대학원장은 “며칠 전 대학원 총학생회장과의 만남을 통해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한 장학금이 부족하다는 것을 파악했다”며 현재 장학금 종류·규모 확대 요청을 관계 부처에 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학생들이 학교와 소통할 창구가 부족하고, 교수에게 문제제기를 하기 어렵다고 느끼는 것에 대해 “장학금 말고도 여러 가지 건의사항이 있으면 메일이나 방문을 통해 언제든지 의견 제기를 해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56대 총학생회는 8일(목) 학생처와 만남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총학생회는 등록금책정협의회·조교장학금 인상 등에 대한 입장을 전달했다. 학생복지센터 김봉련 과장은 대학원총학의 의견을 전달 받았으며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내부 회의를 거친 후 학생들과 이견을 조율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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