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은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캠퍼스에 활기가 넘쳐나는 때다. 그만큼 학교에 사람들이 많고 혼잡한 때이기도 하다. 특히 쉬는 시간마다 생활협동조합이나 이화서림에는 새 학기 물건을 사기 위한 학생들로 넘쳐난다.


이를 틈타 최근 교내에서 빈번하게 도난 사건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생활협동조합의 벼룩시장에서는 여러 펜과 연습장이 사라졌다. 각종 물건을 사려는 많은 학생들로 붐비는 틈을 타 몇몇 학생들이 물건을 훔친 것이다. 물건을 사려는 학생들은 많고 판매원이 적은 까닭도 있겠지만 우리 학교 내에 물건을 훔치는 학생들이 있다는 것은 큰 문제다.


지난 주에는 이화서림에 하루 종일 사람들이 가득했다. 새로운 과목, 여러 학과의 서적을 사기 위해서 많은 학생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 가운데에서 비싼 전공서적을 돈을 내지 않고 가져가는 학생도 있다고 들었다. 내 친구 역시 봉투를 가지러 나가기 위해서 계산되지 않은 책을 들고 밖으로 나갔지만 아무도 제재하지 않았다고 했다.


복잡하고, 관리도 소홀하고, 줄도 길게 서서 기다려야 하는 이화서림. 그 와중에 비싼 서적을 그냥 가져가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수업을 통해 배우는 지식을 정당하게 구매하지 않은 교재로 얻으려 한다면 이는 잘못 된 생각이다. 책은 값으로 가치를 매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정당한 값을 주고 산 책을 통해 공부할 때만이 비로소 진정한 책 속의 의미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앙 도서관(중도) 역시 도난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곳 중의 하나다. 얼마 전 중도 열람실에서 화장실에 잠시 다녀온 사이에 지갑을 잃어버린 사건이 발생했다. 열심히 공부 중인 주변 학우들을 믿고 화장실을 다녀온 것이 화근이었다. 이 사건을 지켜보며 지성인으로서 갖춰야 할 지식을 공부하는 중도에서조차 내 물건을 안심하고 둘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물론 관리가 소홀했던 사람에게도 잘못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이것이 도난 사건의 이유라고 할 수 없다. 순간적으로 얼마 안되는 물건 일 뿐이라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 행동은 분명히 다수에게 피해를 끼치는 명백한 범죄다.


싼 볼펜이나 비싼 전공 서적이나 마찬가지다. 이는 양심과 맞바꾼 문제다. 조금 있으면 날도 풀리고 정말 따뜻한 봄도 찾아올 것이다. 따뜻해지는 날씨만큼 모두가 서로를 믿고 안심할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의 캠퍼스가 찾아오기를 바란다.


신은경(독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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