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한업 교수(불어불문학 전공)

요즈음 주위에서 ‘레임덕’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이 단어를 사전을 찾아보면 ‘임기가 남아 있는 낙선 의원이나 임기 만료를 앞둔 대통령을 이르는 말’이라고 나와 있다. 그래서인지 많은 사람들은 이 말이 정치권에서 생긴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이 말은 경제권에서 생긴 말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영국 주식거래소의 은어로, ‘자기의 재정적 책무를 다할 수 없는 사람, 그래서 기권해야 하는 사람’을 지칭하였다. 이 표현은 빈털터리가 되어 무자비한 동료들의 차가운 시선 속에 주식거래소를 떠나는 사람의 뒤뚱거리는 걸음걸이에서 착안해 만든 말 같다. 1847년 영국의 소설가 W.M. Thackeray는 그의 소설 속에 “난 절름발이 오리의 딸을 우리 집안에 들이고 싶지 않다”라고 쓴 적이 있다.”

 

그 후 이 단어는 정치인, 특히 자신의 임기 중에 열린 선거에서 패배한 정치인을 지칭하게 되었다. 실제로 1910년 12월 8일자 뉴욕 Evening Post 지는 ‘Lame Duck Alley’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 표현은 ‘칸막이를 한 복도’라는 의미로, 최근 선거에서 패배한 정치인들이 만날 수 있는 곳을 지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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