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보사 기자생활 2년이 졸업 후 10년을 결정했다. 이대학보 학술부 기자로 활동하며 ‘과학’의 재미에 빠져 지금까지 과학전문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시사저널 안은주 기자(45기·국문·93년 졸)를 만났다.


­-15년 전 학보의 모습이 궁금하다.

당시 학보의 인기는 대단했다. 다른 대학 학생들과 학보 안에 편지를 넣어서 주고 받는 것이 유행인 시절이었다. 학생들이 학보를 너무 많이 가져가서 1인당 2부 이상 가져가지 못하도록 막을 정도였다. 학보에서는 학생운동 문제를 자주 다뤘다. NL(민족해방)과 PD(민중민주)로 학생운동의 이데올로기가 갈라져 있을 때다. 등록금 투쟁·학생복지와 관련된 기사도 꾸준히 썼다.


­-학보사 기자 경험을 통해 얻은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학보사에서는 기사 쓰는 법 보다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을 배웠다. 나와는 전혀 다른 관점에서 사물을 보는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었다. 또 개인적인 인맥을 쌓는데도 많은 도움이 됐다. 당시 취재했던 분들과 아직도 연락하고 있다. 학보사 기자를 하지 않고 전공 공부만 했다면 현재 기자 생활을 하는 데 많은 손해를 봤을 것이다.


-­대학언론의 전반적인 위기 속에서 이대학보의 활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인쇄 매체와 멀어져 가고 있는 것이 현재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다. 인터넷을 통해 얻는 정보가 너무 많아졌기 때문이다. 내가 일하고 있는 주간지도 어려운 사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대학보는 학보만의 차별성·색깔에 대해서 고민해야한다. 인쇄 매체가 인터넷과 경쟁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다. 독자들에게 ‘이화여대 소식은 학보를 보면 알 수 있다’는 신뢰감을 줘라. 또 독자들의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해라. 학보는 학내의 여론을 주도 할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 시류를 쫓아가는 기사가 아닌 시류를 선도하는 기사를 쓰기위해 노력했으면 좋겠다.


­-후배 기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언론의 역할은 권력과 기득권을 끊임없이 감시하는 것이다. 학보가 학내의 권력층을 비판하고 견제할 이화의 ‘공기(公器)’이자 ‘목탁’이 되길 바란다. 언론이 도전하지 못할 성역은 어디에도 없다.

박초롱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