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주요 대학들이 송도·파주 등에 경쟁적으로 ‘특화캠퍼스’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본교는 작년 10월11일(수) 파주시와 협약을 체결, 최대 30만 평 규모의 ‘교육·연구 복합단지’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이곳에서는 재학생들의 방학 중 집중연수나 학기 중 교육 등이 이뤄진다. 서울대도 파주를 포함한 경기도 지역을 중심으로 국제 캠퍼스를 조성할 예정이다. 서울대 기획처에 따르면 캠퍼스 부지는 아직 선정되지 않았다.


연세대·한국외국어대학교(한국외대)는 송도에 특화캠퍼스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들 대학은 각각 ‘송도국제화복합단지’·‘한국외대 통번역센터’를 세운다는 협약을 체결했다. 연세대 송도추진단 김광표 부장은 “55만 평의 부지에 신입생 교양 교육이 이뤄질 학부대학, 정보통신·생명과학 연구단지 등을 설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서강대·중앙대 등 5개 대학도 국제화단지 및 연구단지 조성 계획서를 인천시에 제출, 승인 결정을 기다리는 상태다. 서강대 발전전략팀 강병준 과장은 “서울 캠퍼스는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데 공간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재 양성과 재정확충을 위해 기업·정부와의 산학협력이 가능한 교육·연구단지를 송도에 설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도와 파주가 새로운 캠퍼스 부지로 각광받는 이유는 서울보다 부지가 싸기 때문이다. 인천광역시청 송도개발과는 “연세대는 평당 50만원에 부지를 사들였다”고 말했다. 서울보다 정부 규제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이유도 있다. 현재 수도권정비계획·수도권인구억제정책 등의 정부 규제로 서울에 캠퍼스를 확장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반면, 경기도는 지방자치단체장이 먼저 대학 총장들과의 만남을 추진할 정도로 대학 유치에 적극적이다. 경기도청 김현수 교육기획팀장은 “경기 북부 지역에 있었던 미군 기지 반환을 계기로 낙후된 지역을 발전시키기 위해 교육·의료기관을 유치 중”이라고 말했다.
또 송도는 국제학교·국제컨벤션센터 등 국제화를 위한 기반시설이 구축된다는 장점도 있다. 국내외 기업들과의 산학연계도 자유로워질 전망이다. 한국외대 기획조정처는 “송도 국제도시에 본교의 통번역센터를 설립하면 국제적 이미지도 살릴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이영호 책임연구원은 “캠퍼스를 증설하려는 대학들과 지역을 발전시키려는 지방자치단체의 이해관계가 일치해 캠퍼스 확장이 경쟁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특화캠퍼스 설립 열풍에 문제점이 제기되기도 한다. 대학들의 특화단지 설립이 너무 성급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연대 문화교육센터 나영 팀장은 “대학 간 과열 경쟁으로 치닫는 현재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부지 확보 및 건물 설립 등의 인프라에만 투자할 경우, 교육 내용에는 소홀해질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이수연 연구원은 “현재 세부계획 및 자금충원 방안이 결정된 대학들은 많지 않다”며 “이런 상황에서 교육·연구단지 설립 및 지원이 얼마만큼 잘 이뤄질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특화캠퍼스: 대학들이 심도 있는 국제화교육·기업들과의 산학 연구 등을 목적으로 짓는 교육·연구 복합단지를 말한다. 연세대의 원주캠퍼스, 고대의 서창캠퍼스와 같은 ‘분교’의 개념과 다르다. 위에서 언급한 대학들은 서울에 본 캠퍼스를 두고, 서울과 가까운 지역에 특화캠퍼스를 건립 중이다.

김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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