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많은 회사들이 취업 설명회나 면담회 때문에 본교를 찾고 있다.
이런 자리는 많은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주로 학생들이 많은 시간대의 비어 있는 넓은 강의실 또는 학생문화관의 소강당에서 열린다. 물론 공대에서도 이공계열 학생을 위한 취업 면담회가 열린다. 그런데 이런 행사가 열리는 장소가 독서실이란 점이 특이하다.
이 때문에 취업 면담회가 있는 날이면 학생들은 독서실의 절반 혹은 전체를 면담회를 하러 온 회사 관계자들에게 내줘야 한다. 더군다나 취업 면담회가 열리면 2∼3일 정도 열리는데 그때마다 학생들은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그나마 운이 좋아 독서실 절반을 이용할 수 있다 하더라도 면담회로 인해 산만한 분위기가 조성돼 그 안에서 공부하기가 어려워진다. 그래서 많은 학생들은 빈 강의실이나 컴퓨터실을 찾는다. 이곳들이 일일 독서실이 되는 것이다. 말이 좋아 일일 독서실이지 빈 강의실을 이용하다 보면 대학원 수업이나 학부 수업들로 인해 종종 장소를 이동해야만 한다. 또 독서실보다 조용하지 않아 공부하는데 많은 지장을 받기도 한다. 특히 컴퓨터실은 사용 인원이 한정돼 있고, 공부를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아 오랜 시간 사용하기 힘든 실정이다.
학교가 취업 설명회나 면담회를 열어 학생들에게 폭넓은 취업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는 좋다. 그러나 독서실을 면담회의 장소로 이용함으로써 학생들이 공부할 장소를 잃게 해서는 안 된다. 학교는 분명 취업을 위한 장소가 아니라 학문을 배우고 연구하는 장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취업 면담회에 학생들이 공부할 자리를 내 주게 되니 독서실을 이용하는 학생들의 불편과 불만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학교는 이런 주객전도된 상황을 바로 보고, 무엇이 중요한지 알아줬으면 좋겠다.
앞으로 학교는 공대에서 취업설명회나 면담회를 열 때, 학생들의 공부를 방해하지 않도록 독서실 대신 강의실을 따로 마련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언제까지 우리들의 공부방을 사전 공지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 상태에서 내줄 수는 없다.


이예나 (컴퓨터·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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