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한 설명·감사제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어

2006년도 1학기 총학생회(총학) 수입·지출 내역이 자보를 통해 공개됐다.
지출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활동은 ‘대동제’ 준비와 ‘학생수첩’제작이다. 예산의 26%인 1천6백만원이 각각 소비됐다. 대동제 진행비는 1천인 비빔밥·영산줄다리기 등의 준비를 위해 쓰였다.
그다음으로 다만탑’ 농성·본관 앞 천막 농성 등의 ‘교육투쟁비’로 약 8백만원을 썼다. 이 외에도 학생총회·자치단위지원금·민중연대사업 등의 활동에 예산을 사용했다.
수입은 학기 초 학생들이 낸 학생회비(약 6천2백만원)가 약 98%를 차지한다. 수입금 항목 중 ‘물품판매 내역’이란 총학실의 복사기·프린트기 이용 요금 등으로 벌어들인 금액을 말한다.
총학의 수입·지출 내역을 본 학생들의 의견은 어떨까. 한 학기 총학의 활동을 되짚어 볼 수 있어 좋았다는 의견도 있었으나, 일부 학생들은 공개 시 보완해야 할 부분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자세한 지출 내역과 설명 필요
총학 지출 비용에 관한 활동 내역이 보다 구체적으로 기술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김민지(기독·3)씨는 “현재 공개된 내용으로는 어느 곳에 어떤 목적으로 쓰였는지 자세히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경희 총학 사무국장은 “사용 내역을 모두 공개할 수는 있지만, 자보에 어느 정도까지 자세히 써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한종수 교수(경영학 전공)는 이번에 제시된 총학의 수입·지출 표에 대해 “지출만 기록하기보다는 총학 활동에 대한 구체적 정보를 함께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출활동을 적을 때 활동 별로 구분한 것은 좋지만 “‘학생수첩’·‘대동제 무대/음향’등에는 비교적 큰 액수를 사용했으면서도, 이 행사의 자세한 활동 내용이 무엇인지에 관한 설명이 없다”고 말했다.‘자치단위 지원금’도 마찬가지다. 어떤 단체가 무슨 이유로 얼마의 혜택을 받았는지 기록되지 않았다. 또 한 교수는 ‘다만 각종 공동행동’·‘다만 기타 항목’의 경우, 두 활동의 차이를 명확히 알기 어렵다고 전했다.

감사제도 도입 제안
“얼만큼의 액수가 어떤 식으로 사용돼야 바른 것인지 비교할 기준이 없어, 지출의 타당성을 판단하기 어려워요.” 도지은(건반·1)씨의 말처럼 일반 학생들은 예년 총학 예결산과 활동 규모를 모르기 때문에 현 총학의 수입·지출에 대한 판단 기준을 마련하기 어렵다.
이런 이유로 총학 예결산을 감사하는 독립기구의 필요성이 제시됐다. 감사기구는 예·결산이 투명하게 운영되는지, 타당한 곳에 적절한 액수가 사용되는지에 대해 검토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현재 총학은 감사제도가 없다.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 예산과 결산을 공개하고 대표들에게 이에 대한 동의를 얻는 수준이다. 정문종 교수(경영학 전공)는 “감사를 받으면 부풀린 지출금이나 누락된 수입금 등이 있는지 없는지를 일반 학생들이 알 수 있어, 총학 활동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감사제도를 공약으로 내세웠던 김경희 36대 전 총학회장은 “재학생으로 구성된 감사기구를 만들려고 했지만 한 명만 지원해 무산됐다”며 감사기구 유치의 어려움을 전했다.


타대, 총대의원회·매달 지출 내역 공개하는 등 대안 시도
부산외국어대학교 총학은 ‘총대의원회’라는 예결산 감사기구를 두고 있다. 이는 각 학과에서 뽑힌 대의원으로 구성되며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축제·선거 등 큰 행사에 대한 예결산을 수시로 심의하고 한 학기에 2번 정기 감사를 한다. 감사 과정 및 결과는 학내 신문·방송·자보로 알리고 있다.
한양대학교(안산캠) 총학은 지출 명세를 매달 공개한다. 감사 기구를 따로 두지 않고 자체적으로 투명성을 높이려는 방안이다. 매달 지출한 내역과 이월금 등을 홈페이지에 상세히 올린다. 택배비나 문구류 구입비까지도 자세히 기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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