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이화인의 목소리를 대변할 학생 대표를 뽑는 투표가 15일(수)~23일(목)까지 실시된다. 학생들은 이 기간 중에 총학생회와 동아리 연합회장·13개 단대(의대는 내년 3월)·과대표를 뽑게 된다.

선거 결과에 따라 한 해 학내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투표는 매우 중요한 권리 행사다. 그러나 매년 학내 선거에서는 두 가지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첫째는 선거의 종류를 막론하고 투표율이 낮다는 점, 둘째는 총학 선거에 비해 단대나 과대표 선거에 대한 관심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이다.

투표율이 낮은 것은 고질적인 문제다. 선거의 효력이 발생하려면 제적수의 과반수가 투표를 해야 한다. 그러나 99년 이래로 2002년을 제외한 모든 총학선거에서 연장투표가 이뤄졌다. 또 연장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투표율은 2003년 51.1%, 2004년 52.2%, 2005년 55.8%에 그치고 말았다. 그나마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추세지만 올해 투표가 연장되지 않으리라고 확신하기는 어렵다.

단대 및 학과 선거의 경우는 더욱 열악한 실정이다. 투표 기간이 연장되기 일쑤고, 투표함을 들고 다니며 투표를 권하는 이동투표도 심심찮게 행해진다. 그러다보니 부작용도 있다. 지난해 생명과학과는 이동투표를 하는 과정에서 선거인 명부를 확인하지 않아 재선거를 실시하기도 했다. 투표율이 저조한 탓에 빚어진 일이었다.

사회에서도 대통령 선거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나라에서는 지방자치단체장 투표일도 대선과 똑같이 휴일로 지정하고 있다. 국민들도 나라를 이끌 대통령뿐만 아니라, 우리 구·우리 시를 이끌 대표에게 역시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실현이 바로 지방자치제며, 지방자치의 확대는 민주주의의 발전과 직결된다.

교내에서 지방자치의 기능을 하는 것은 단대 학생회, 더 작게는 과 학생회다. 이들은 총학이 미처 신경 쓰지 못하는 각 단대의 세세한 문제들을 총학에 전달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또한 총학에 권력이 집중되는 것을 막음으로써 이화 내 민주주의 발전에 공헌할 수 있다.

이러한 면에서 매년 단대 학생회의 투표율이나 관심이 총학 투표율보다도 낮다는 사실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총학 선거에 비해 단대나 과 대표자들에게 관심이 적은 것은 선거 운동의 규모가 작고 경쟁이 치열하지 않다는 이유도 있다. 그렇다고 공약을 제대로 비교하지도 않고, 느낌이나 이미지만으로 판단해 선출한다면 그 피해가 우리에게 돌아온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학생들이 투표에 참여하는 것은 적극적으로 자유권을 행사하는 것이다. 학생 자치권 보장을 원한다면 자신들의 권익을 대변해줄 대표에 소중한 한 표를 던져야 함은 당연하다. 자유게시판에 학교에 대한 불만과 넋두리를 늘어놓는 것 보다 훨씬 현실적이고 적극적인 행동이 바로 선거 참여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대표가 잘못 선출되면 다시 1년을 기다려야 한다. 그 사이 발생하는 문제들은 정당하게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은, 혹은 그렇게 선택한 유권자의 책임이다. 다가오는 학내 선거에 관심을 아끼지 말자. 투표는 기본이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