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중반부터 등록금 투쟁 강조...교내외 상업화 반대 운동도 이어져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지만 매년 총학생회(총학) 선본이 제시하는 공약은 비슷하다. 지난 15년간 꾸준히 제시된 공약들을 내용별로 모아봤다.

이동총학생회는 91년에도, 2006년에도
이화인의 학생회에 대한 무관심은 예나 지금이나 총학의 큰 고민인 모양이다. 24대 류지영 총학생회장은 91년 11월11일자 본지에서 “학생들이 아르바이트로, 학원으로 발길을 돌려 학생회에 관심을 둘 틈이 없다”며 “이런 현실을 해결하기 위해 학생회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당시 24대 총학 선본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이동 총학생회’·‘야외 공개 총학생회실’ 등의 공약을 내세웠다. 이는 이동 총학생회·월/금 선전전 등을 내건 39대 총학 선본 ‘이화 in 이화’의 공약과 매우 유사하다.
학생과 소통하려는 총학의 노력은 컴퓨터의 보급과 맞물려 온라인상으로 퍼지기도 했다. 27대 총학 선본 ‘표정창조’는 ‘PC에서 총학생회 만나기’라는 공약을 제시했다. 이는 38대 총학 ‘화이팅!이화’의 미니홈피 개설과도 같은 맥락이다.

등록금 투쟁은 매년 총학의 숙제
등록금 투쟁(등투)은 총학 선본이 늘 내거는 공약이며, 당선 후에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활동이다.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초·중반 당시엔 등투가 당연시 돼 정책 및 공약에 따로 명시하지 않았다.
등투가 처음으로 간판공약이 된 것은 97년 ‘1세대’선본의 ‘등록금인상저지운동’부터였다. 32대 총학 ‘2000 해방이화’는 계속된 등록금 삭감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무상 교육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는 39대 총학 선본 ‘이화 in 이화’의 교육권 확보 운동을 통해 궁극적으로 무상교육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정책과도 맞물린다.
오하나(문정·3)씨는 “시대가 변한만큼 학생들의 실제적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등록금책정협의회’ 구성 움직임도 활발했다. 이는 등록금 책정 과정에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겠다는 공약으로 91년 23대 총학 선본에서 처음 제시했다. 이후 등록금책정협의회 활성화는 37대 총학 ‘Ewha Dream’, 39대 총학 선본 ‘Beginning 이화’·‘이화 in 이화’의 공약으로 이어졌다.
이월적립금 반환 공약 역시 등투의 한 형태다. 98년 30대 총학 ‘색다른 이화예감’은 “2천91억원에 달하는 재정적립금을 이화인을 위한 용도로 사용하라는 요구를 내걸고 등투를 시작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는 31대 총학 ‘Power Ewha’와 37대 선본 ‘별을쏘다’와 38대 선본 ‘이화여라’의 공약과도 유사하다. 당시 정책자료집에서 이화여라 선본은 “적립금의 한 해 이자만이라도 환원해도 등록금 동결을 가능하다”라고 밝힌 바 있다.

교내외 상업화 반대 운동도 활발
1994년 26대 총학이 ‘민간자본신촌역사(신촌민자역사)반대운동’을 펼친 이후로 학교 앞 상업화 반대에 대한 총학의 움직임은 꾸준했다. 1996년 11월21일(목) 본지 편집실에서 열린 총학생회장단기자회견자리에서 ‘신촌민자역사를 어떻게 보며, 해결방안은 무엇인갗라는 질문에 세 선본 모두 부정적인 대답을 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 공약을 제시했다.
이후 34대 총학 ‘PRAXIS’는 신촌민자역사 건설 반대 운동을 펼쳤고, 36대 총학 ‘Hub Herb! 이화’도 반(反) 상업화를 위한 조직을 구성하겠다는 입장이었다. 38대 ‘화이팅!이화’는 대동제 당시 이대 앞 차량 진입을 막고 상업화를 반대하는 ‘내가 그린 이대 앞 그림’프로그램을 펼쳤다. 마지은(간호·2)씨는 “학교를 둘러싼 사회적 환경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면 총학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장학금 확충은 매년 공약
복지사안은 매년 같은 내용이 반복되는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복지 공약은 ‘장학금 확충’이다. 23대 총학은 출마 당시 ‘장학금 인상’공약을 제시했다. 28대 총학 ‘이화가 뛴다’역시 장학금의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고, 20% 장학금을 마련하겠다고 주장했다. 이는 39대 총학 선본 ‘Beginning 이화’이 내세운 ‘이화복지장학금 기준의 명확화’와 일맥상통한다. ‘Beginning 이화’김서영 정후보는 “과거 총학이 공약을 관철시키는데 실패했다고 해도 지금은 그때와 상황이 달라 총학의 노력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학생들의 학습권을 확보하겠다는 공약도 있다. 한 예로 ‘21학점 신청제도’는 23대 총학 기호 3번부터 등장했다. 이는 38대 ‘이화여라’ 선본의 ‘한 학기 이수학점 21학점으로 확대’와 ‘화이팅!이화’의 ‘부·복수 전공생의 이수학점을 최대 21학점으로 확보’공약과 비슷하다.

공예솔 , 김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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