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회 전국신인무용콩쿠르’ 현대무용·발레 부문 특상의 영광을 이화가 차지했다. 이 콩쿠르은 수많은 유명 무용수들을 배출한 권위 있는 대회다. 세계적인 무용수로의 힘찬 날갯짓을 시작한 심영임(무용·06년졸)씨와 조효정(무용·4)씨를 만났다.

'잠자는 숲속의 미녀'로 1년을 살았어요

발레부문 특상 조효정(무용·4)씨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만 가지고 무대에 섰다는 조효정씨. 그는 겸손의 한마디를 잊지 않았다. “결과에 연연하지 않아서 오히려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아요. 무엇보다도 신은경 교수(무용학 전공)님의 ‘부담 없이 임하라’는 한 마디가 큰 힘이 됐죠.”

그는 ‘잠자는 숲 속의 미녀’의 주인공 ‘오로라 공주’역을 맡아, 발레의 백미라 불리는 ‘로즈 아다지오’를 선보였다. ‘로즈 아다지오’는 4명의 왕자 앞에서 오로라 공주가 한쪽 발끝으로 균형을 잡는 춤이 인상적이다. “저는 점프력이 좋은 편인데 로즈 아다지오는 발끝으로 걸어 다니는 동작이 많아 애를 먹었어요. 또 작품 시간이 3분 17초로 긴 편이라 단점이 잘 보일 수도 있다는 위험도 감수해야 했죠.”

대회 준비도 순탄치만은 않았다. 지난 여름 무리한 연습 때문에 발목을 크게 다쳤던 것이다. 춤을 출 때 중심을 제대로 잡지 못한 것이 발목 부상의 원인이었다. “당시 의사로부터 무용을 그만두라는 청천벽력같은 판정을 받았어요. 그래도 포기할 수는 없었죠.”체구는 연약하지만 부상을 극복하려는 의지만큼은 누구보다도 강했다. “몸보다도 마음이 괴로웠는데 교수님의 격려로 극복했어요.”

이번 대회를 위해 준비한 시간은 자그마치 1년. 그러나 결코 1년이 길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대회를 준비하는 것 자체가 발레에 대해 더욱 깊이 배우는 시간이니까요. 저 스스로도 많이 성숙할 수 있었어요.”

졸업을 앞둔 그는 사립 무용단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로 바쁘다. “남을 가르치려면 우선 스스로가 많이 배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좀더 전문적인 클래식 무용을 배울 수 있는 발레단에서 활동하고 싶어요.”

 

내용 구상과 음악 설정, 제가 도맡았죠


현대무용부문 특상 심영임(무용·06년졸)씨

“혼자 무대에 서는 게 처음이라 연습만큼 잘하지 못했는데 큰 상을 받게 돼 기뻐요. 언제나 저를 격려해 준 부모님과 친구들에게 감사드려요. 특히 끝까지 지도해 주신 조은미 교수(무용학 전공)님의 도움이 컸죠.” 심영임씨는 수상 소감을 밝히며 말문을 열었다.

심씨는 직접 창작한 작품인 ‘기억의 틈’을 무대에서 선보였다. 이 작품은 자꾸만 사라지는 기억을 붙잡으려 애쓰는 인간의 서글픔을 표현한 것으로, 내용 구상부터 음악 설정까지 모두 심씨가 맡았다. “소설가 신경숙의 ‘깊은 슬픔’이라는 책을 읽던 중 작품 구상에 대한 영감을 얻었어요. 모래가 손에서 빠져나가는 연출은 사라지는 기억에 대한 슬픔을 표현한 거예요.”

그는 보이시한 외모만큼이나 강하고 거친 동작을 시도했다. “팔이 길어서 남들보다 동작이 역동적으로 느껴지거든요.” 덕분에 아마존 전사같다는 말도 들었다며 수줍게 웃었다. 최근 무용계에서 유행하는 ‘물 흘러가는 듯한’ 비전문적인 동작들보다 전문적인 무용 기술을 응용한 것이 좋은 평을 받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심씨는 지난 7월 말부터 본교 무용단 ‘TAM(탐)’의 단원으로 활동 중이다. “대회에서의 좋은 성적은 운이 좋았던 것으로 생각해요. 앞으로도 무용단 활동과 대학원 과정을 통해 무용에 대해 더 깊이 공부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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