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그라운드에 이화가 떴다!
초록 그라운드에 이화가 떴다!
  • 박혜진 기자
  • 승인 2006.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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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망을 흔들어라 파주벌에서 자릿한 한판승부 본교는 3위 거머줘
우승하지 못해도 좋다. 이게 바로 축구를 즐긴다는 것이다.

대한축구협회가 주최한 6개 대학 초청 ‘2006 여자대학생 클럽 축구대회’가 4일(토) 경기도 파주에 있는 축구 국가대표선수 훈련장에서 치러졌다. 본교 출전팀은 체육대학 학생들로, 이번 경기를 위해 특별히 뭉쳤다.

경기는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됐다. 첫 상대팀은 동덕여대(동대). 먼저 상대의 골문을 두드린 것은 우리 선수들이었다. 골대에 맞거나 아쉽게 빗나가길 수차례.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뛰고 또 뛰었다. 그러나 승리의 여신은 쉽게 웃어주지 않았다. 한 순간에 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그 동안 한 번도 골 찬스를 내어 주지 않던 수비가 기습 공격에 뚫린 것이다. ‘동 덕 여 대 승 리 한 다!’동대 학생들의 응원소리가 경기장에 울려퍼진다. 벤치에서는 감독이“빨리 제자리로 돌아가라”고 소리쳤다. 상대팀의 선득점에 흔들릴 틈도 없이 선수들은 다시 자기 위치로 돌아갔다. 그러나 공은 계속 골대만 맞췄다. 그렇게 점유율은 높아도 득점 없는 전반전이 끝났다.

“드리볼 할 시간에 골을 때려! 사람을 제치려고 하지 말고 틈만 나면 슈팅을 하란 말이야.” 휴식 시간 동안 김옥자 감독이 목소리를 높였다. 선수들은 두 번째 화이팅을 외치고 경기장으로 들어갔다. 점차 선수들 간 몸싸움이 격렬해지고 넘어지는 선수들도 생겼다. 선수들 간 신경전도 불꽃 튀었다. 후반전 시작 5분 쯤 지났을까. “어,어,어~꺅!” 등 번호 10번 서가람 (사체·3) 선수가 일을 냈다. 들어오는 패스를 받아서 찬 공이 골키퍼의 손을 피해 데굴데굴 굴러들어간 것이다. 동점 상황은 금새 분위기를 역전시켰다. 긴 패스를 통해 동대 골문 앞에서 상대방을 긴장시키길 10여분. 경기 종료를 알리는 호루라기가 울렸다.

이제 선수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승부차기다. 선수들은 어깨동무를 하고 섰다. 채후경(사체·3) 골키퍼의 선방이 빛을 발했다. 상대팀의 골을 연속으로 두 번 막아낸 것이다. 결과는 우리 팀의 승리였다.

다음 경기는 숙명여대와의 승부차기다. 선수들의 체력 소모를 막기 위해 두 번째 경기는 별도의 경기 없이 승부차기로 대신했다. 두 번째 경기에서 이기면 서울여대를 2:0으로 이겨 승점이 가장 높은 상명대와 결승전을 치르게 된다. 1·2위전으로 가느냐 3·4위전으로 가느냐를 결정짓는 승부인 것이다. 1번 키커로 나섰던 서가람(사체·3)선수의 골이 골대를 빗나갔다. 두 번째 키커로 나선 선수가 골을 넣었지만 세 번째 선수가 넣지 못했다. 그러는 동안 숙대는 3골 연속으로 골을 넣었다. 숙대가 한 골만 더 넣으면 승부는 기우는 상황. 아쉽게도 결승전에는 숙대가 진출했다. 골키퍼가 눈물을 보였다. 위험한 순간마다 팀을 구해내던 골키퍼 채후경(사체·3) 선수의 눈물에 다른 선수들도 눈시울을 붉혔다.

그러나 이 정도에 기죽을 선수들이 아니다. 그들은 오히려 웃었다. “3위 하자, 3위! 화이팅!”선수들은 다시 화이팅을 외쳤다. 경기대와의 시합은 첫 경기 보다 훨씬 단합되고 편안한 모습이었다. 경기를 하면서 실력이 늘어난 걸까.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태클이며 날카로운 패스·상대의 공격을 끊어놓는 수비가 눈에 띄었다. 주도권은 우리 팀에게 있었다. 전반전이 시작되고 반쯤이나 지나서야 상대 진영으로 처음 공이 넘어갔다. 그러나 위기는 기회라고 했던가. 이미영(체육학·3)선수가 상대방의 공격 흐름을 끊고 공을 경기대 골문 쪽으로 패스했다. 패스를 받은 김효진 (채육학·3) 선수가 공을 찼다. 골! 후반전에서 경기대에 1점을 허용하긴 했지만, 2골을 추가로 더 넣어 최종 3:1로 승리했다. 경기대와의 시합에서는 최후방에서 골문을 지키던 이명희(체육학·3) 선수의 활약이 돋보였다. 조금이라도 상대방의 볼이 넘어올라치면 헤딩으로 공격을 끊었다. 경기가 끝나자 선수들은 감독과 코치를 헹가래 쳤다. 신이난 선수들은 태극전사들처럼 잔디 위에 슬라이딩도 했다. 돌아오는 버스에서 서가람(사체·3)씨가 말했다. “1등이 하고 싶기도 했고, 할 수 있을 거라고도 생각했지만 승부차기에서 졌을 뿐 경기는 다 이겼으니까 만족해요. 오늘 골 넣어서 기뻤어요.”

우승과 준우승은 상명대· 숙명여대가 각각 차지했으며, 본교는 3위를 해 트로피와 상장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