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2006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총학생회(총학) 선거운동본부(선본)의 대결구도 양상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1시기­  비슷한 공약·양 대결구도


하나는 1991∼1993년의 시기로 당시 총학 선거(총선)는 양 선본 간의 대결구도다. 매년 2개 선본이 서로 겨뤘으며 공약 또한 비슷했다.
특히 25대 총학 투표결과를 보도한 93년 11월9일(월)자 학보에 따르면 “후보들의 공약이 내용상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지적될 정도로 선본들의 공약 사이에는 큰 차별성이 없었다. 제25대 총학선거 당시 기호1번은 권위적 학사행정의 간소화·교과과정개편 등을 기호2번의 것에서 표절했다는 시비에 휘말리기도 했다. 제26대 총학 선본의 경우, 학교 앞 상업화 반대와 여성의 사회진출 개선 학내 건물의 복지시설 개선을 공통적으로 주장했다.

2시기­  다양한 공약·넓어진 선택권


1994년부터 총학 선거는 2개 선본의 대결구도를 벗어나게 된다. 1994년 27대 총선에 3개 선본 입후보를 시작으로 28대 4개·29대 3개 등 33대까지 평균 3.5개의 선본이 등장했다. 선본의 수가 많아짐에 따라 이들의 정책 및 공약도 다양해졌다.
제28대 4선본이 출마한 1995년은 다양한 정책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해다. ‘얼터너티브(Alternative) 이화’는 노동자·학생의 연대 투쟁과 공산주의를 지향한 선본이었다. ‘이화가 뛴다’는 학생들의 강의폐강권과 개방강좌 요구권 등을 내용으로 한 교육 소비자 운동을 강조했다.
같은 해 출마한 ‘새벽이슬’은 기독교정신 회복을 위한 채플의 활성화를, ‘주류질서의 전복자’는 사회 투쟁을 강조한 검열반대 문화제·민주노총 학생후원회 건설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 시기는 등록금 투쟁이 적극적으로 변하는 때이기도 하다. 등록금 인상 반대 운동은 제30대 총학 선본을 기점으로 등록금 책정 과정에서 학생들의 의사를 반영하자는 움직임으로까지 발전했다.
당시 선본 ‘색다른 이화예감’과 ‘1세대’는 단순히 등록금 인상 반대를 주장하던 것에서 벗어나 등록금 책정 과정에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강조했다. ‘2000 해방이화’는 지속적인 등록금 삭감을 통한 무상교육의 실현을 주장했다.


3시기  ­뚜렷한 성향 차이·대물림


2001년부터 현재까지의 선본은 경력 및 정책·공약이 뚜렷히 구분되는 새로운 경향을 보인다.
34대 선본 ‘Ewha­7755’의 두 후보는 모두 기독교 단체 출신이었다. ‘PRAXIS’는 사회당(구 청년진보당)과 함께 하는 대선투쟁과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와 연대투쟁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2003년 36대 총학 선거에는 민주노동당(민노) 계열의 ‘Crank in Ewha!’, 기독교 계열의 ‘SHINE’이 출마했다. ‘Hub Herb! 이화’는 35대 총학의 대동제 자금 횡령으로 무너진 총학의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해 본교에서 자생적으로 생겨난 새로운 성격의 선본이다.
이렇게 구분된 민노·기독교·신생 계열은 2005년 38대 총선에서 ‘이화여라’·‘Double U’·‘화이팅!이화’ 선본으로 다시 3파전을 벌였다.
올해 출마한 두 선본의 이력도 성향을 뚜렷하게 구분해준다. ‘Beginning 이화’의 정후보는 ‘SHINE’에서 내려온 37대 총학 ‘Ewha Dream’의 집행부 활동을 했다. 또 정후보와 부후보는 동아리 ‘다락방전도협회’에서 함께 활동한 바 있다. ‘이화 in 이화’의 정후보는 36대 총학 ‘Hub Herb! 이화’의 집행부로 활동했고, 선본은 Hub계열이 중시했던 민중연대사업을 강조하고 있다.



김혜윤, 공예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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