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찍고 중간에 나가지 마세요. 어제도 다른 기자가 왔던데 사진만 찍고 나가는 바람에 밖에 있던 학생들이 들어오고 갑자기 소란스러워 졌어요.”
16일(목) 채플 시간에 열린 ‘추수감사찬양제’취재를 위해 교목실에 들른 기자에게 사무선생님이 한 말이다. 한 사진기자의 행동으로 인해 조용했던 장내 분위기가 어수선해진 것은 물론, 엄격하기로 소문난 채플의 츨석체크가 일순간 혼란을 겪었다.
같은 날 ‘미디어오늘’의 한 기자는 온라인 기사를 통해 수능고사일 과잉 취재에 대해 쓴 소리를 했다. 매년 교육인적자원부에서 기자들을 상대로 ‘언론보도 및 취재협조 계획’을 배포하지만 현장에서는 이를 지키지 않는 기자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분명 계획서에는 ‘시험실(교실)출입’이 금지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근접촬영을 위해 시험실 안으로 카메라를 들이대는 모습은 매년 반복되고 있다. 이런 취재 행태에 대해 수험생과 그 가족들은 물론 감독관들도 불만을 토로한다. 취재에 앞서 취재원에 대한 배려가 우선시 돼야 하는 것은 사진기자의 기본 상식이다. 그러나 막상 현장에서 보여지는 사진기자의 모습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알 권리냐 취재원에 대한 배려냐 하는 물음은 애초에 무의미한 것이다. 취재와 취재원에 대한 배려는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사진기자협의회의 윤리규정에도 ‘우리는 공적인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닌 한 개인의 명예와 사생활을 침해 할 우려가 있는 사진취재를 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명시하고 있다. 규정을 어겨가면서 수험생을 취재하거나 전체 행사 분위기는 고려하지 않은 채 취재만을 우선시 하는 것이 과연 공익과 알 권리에 부합하는 것일까.
학내에서 개최되는 다양한 행사에는 본지 기자를 포함해 외부의 일간지 기자들이 취재를 위해 참석한다. 좋은 사진을 찍어 독자들에게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먼저 취재원에 대한 배려가 전제돼 할 것이다. 기자 역시 독자들에게 단지 사진만을 얻기 위한 취재는 하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 진정한 공익과 알 권리를 판단하는 최종적인 기준은 취재기자 자신이 아닌 독자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김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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