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화를 반대하는 이대학보가 상업화 광고를?’ 지난달 18, 25일치 이대학보에 밀리오레 행사 광고가 나간 뒤, 독자들로부터 이런 질문을 몇 번 받았습니다. 중간고사 기간에는 자보도 붙었습니다. 예전부터 학교 앞 쇼핑몰 광고가 나가는 날엔 어김없이 ‘왜 상업화광고를 싣느냐’는 항의성 전화가 걸려오는 것을 보면 당연한 반응일지 모릅니다.


지면과 광고의 분리

현재 주요 일간지의 신문사들은 광고만을 전담하는 광고국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대학보 역시 광고전공 학생들과 학보사의 행정을 맡고 있는 사무실에서 그 일을 전담하고 있습니다. 학보사 역시 학보에 광고를 실으려면 한 두 주전, 사무실에 미리 광고 요청을 하고 있습니다.

광고 역시 지면에 대한 편집 권한이 없습니다. 지면과 광고는 분리되어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광고가 지면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면 이대학보는 밀리오레 개장 행사 광고와 밀리오레의 개장으로 본교 학생들이 겪을 불편과 소음공해(9월 18일치 10면 참조)에 대한 기사는 나가지 못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광고도 지면의 기사와 마찬가지로, 해당 신문사에서 말하고자 하는 메세지라면 일간지는 부동산 투기를 조장하고 해외여행을 장려하며 점집을 신봉하는 등의 언론사가 됩니다. 땅 매매, 해외여행 피키지별 비용, 전화로 알아보는 사주팔자 등의 광고는 신문의 단골 광고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광고는 본지가 광고의 의견과 함께 한다는 뜻도 광고가 본지의 뜻에 동의한다는 의미도 아닙니다. 지면과 광고는 분리되어있으며 이대학보에 실리는 광고의 메세지가 본지의 의견과 같다고 볼 수 없습니다.


상업광고

광고의 대부분은 상업적 목적을 띕니다. 독자여러분들이 신문, 방송을 접하거나 길을 걷다 마주치는 광고들을 떠올려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광고의 개념 역시 마케팅적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광고의 개념을 정의하는데는 학자마다 다르지만 미국에서 가장 보편적인 광고 정의로 인용되고 있는 것은 명시된 후원자에 의해 유료로 행사하는 일방 또는 상호작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입니다.

물론 개인이나 단체의 의견을 드러내는 의견광고도 있고 공익적 목적을 가진 캠페인성 광고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접하는 대다수의 광고는 자사의 상품을 홍보하거나 상품의 소비를 유도하기 위한 행사 홍보, 자사의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한 이미지성 마케팅 광고가 대부분입니다.

이것은 광고의 기능에서도 드러납니다. 광고의 기능은 크게 4가지로 구분됩니다. 자본주의 경제구조를 유지해주는 경제적 기능과 마케팅기능, 광고가 제공하는 제품 정보를 통해 소비자들이 새로운 상품의 개발을 인지하고 그 제품의 특성을 배우는 교육적 기능, 언론사 경영을 위한 재정지원이 그것입니다. 광고의 기능 자체가 경제적, 소비적이며 마케팅적 성격이 강함을 드러냅니다.

독자 여러분들 중에는 ‘그렇다면 캠페인성 광고, 의견광고만 실으면 될 것이 아니냐’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이대학보는 언론매체로서의 존립이 불가능해 집니다.

위의 광고의 기능에서도 언급했듯이 광고는 언론사의 경영을 위한 재정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 신문사 수익의 대부분은 광고수익입니다. 수익 없는 회사는 계속 유지될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광고수익이 대부분인 신문사에 광고가 없으면 신문사는 매체로서 존재할 수 없습니다. 현재 이대학보의 광고수익은 학교의 지원금에 비하면 학보사 운영비의 큰 부분을 맡고 있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독립적 매체로서의 기능 강화를 위해 차츰 그 비율을 늘리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 상태에서는 학교의 지원금이 없으면 광고수익이 학보사 발행을 위한 수익원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광고를 수익원으로만 보고 광고의 커뮤니케이션 기능이나 제고된 위상을 무시한 채 광고를 싣지는 않습니다. 신문광고윤리강령을 지키는 것은 물론이고 사무실과 광고팀이 광고를 게재할 때는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 학생신문에 부적합하다고 판단되는 광고는 거르고 있습니다. 또 골수기증캠페인에 동참해 골수기증광고를 제작 신문에 싣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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