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북한의 핵실험 문제로 온 세상이 떠들썩하다. 1946년 6월 미국이 서태평양 마샬 군도 비키니 환초에서 핵실험을 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비키니라는 환초 이름에서 오늘날 여자 수영복 비키니라는 이름이 생겼다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서 핵실험과 관련이 있는 환초 이름이 수영복 이름으로 되었을까? 이 수영복을 고안한 사람은 프랑스 기술자 루이 헤아르(Louis Reard)이다. 그는 1947년 자신이 고안한 수영복을 미니몸(le minimum, ‘최소’)이라는 이름으로 선보였다. 그것은 아마도 이 수영복이 신체 부위를 최소로 가린다는 의미에서였던 것 같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렇게 부르지 않고, 그 당시로는 매우 충격적이었던 이 수영복을 1년 전 핵실험의 충격과 연상하면서 비키니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이 비키니라는 단어는 1947년 8월 르 몽드 일뤼스트레(Le Monde Illustre) 신문에 처음 등장하였고, 이듬해 영어에도 들어갔다. 참고로, 브래지어 없는 수영복은 1964년에 선보였는데, 사람들은 이 수영복을 모노키니(monokini)라고 불렀다. 이것은 bikini에서 bi­를 ‘둘’이라는 의미의 접두사로 오해했기 때문이다.

장한업 교수(불어불문학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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