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는 예술이 아니다. 복잡한 삶을 설명하는 하나의 방식이다.”

「프랑스적인 삶」의 작가 장폴 뒤부아(Jean­Paul Dubois)씨는 25일(수) 본교를 방문해 삶과 문학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뒤부아 씨는 불안한 현대인의 심리를 뛰어나게 표현한다고 호평 받는 소설가.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프랑스적인 삶」을 통해 탄탄한 독자층을 확보했다. 프랑스 주간지 누벨 옵세르바퇴르 기자로 오랫동안 일했으며, 12권의 소설을 발표한 그가 이야기하는 ‘글쓰기’에 대해 들어보자.

글쓰기는 자기분석이다.
뒤부아 씨는 글쓰기를 ‘정신분석·자기서술·유희 사이 어딘가에 위치한 것’이라고 정의 내린다. 그의 글쓰기는 대부분 개인적 체험에서 시작한다. 뒤부아 씨는 독자를 대상으로 글을 쓰지 않는다. 사랑했지만 떠나간 사람에 대해 쓰며, 그들을 위해 쓴다.

「프랑스적인 삶」도 어머니의 죽음을 겪고 난 후 쓰기 시작한 작품이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바로 다음날, 그는 문장 하나를 떠올렸다. ‘인생은…(중략) 우리가 아무것도 아니라기보다는 차라리 단지 그 무엇이라는 것을 믿게 하는 보일 듯 말 듯한 가는 줄에 지나지 않으니까.’ 그는 이 문장으로 소설의 마지막을 장식하겠다고 결심하고 가족에 대한 자신의 추억과 느낌을 써내려갔다. 뒤부아씨는 “글쓰기는 결국 삶에 대한 고찰”이라며 “이번 소설을 통해 결국 죽을 수밖에 없는 인간 존재의 허약함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영감’은 없다.
글 쓰는 사람은 영감에 집착한다. 떠오르지 않는 영감에 밤새 고뇌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는 “특정 사건에 대한 추억과 경험이 쌓여 떠오르는 것이 영감”이라고 말한다. 영감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그저 한순간의 추억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는 “경험이 많은 작가일수록 글을 잘 쓴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이와 경험이 꼭 비례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내적 경험이 풍부하다면 젊은 나이에도 훌륭한 작품을 쓸 수 있다고.

끝없이 의심하라.
뒤부아 씨는 “글은 항상 두 사람이 써야한다”고 강조했다. 글 쓰는 ‘나’와 글 쓰는 나를 바라보고 있는 ‘비판적 자아’ 두 명이 함께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판적 자아는 시시때때로 “이렇게 쓰면 안 돼”라고 이야기해주는 역할을 맡는다. 자신에 대해 의심하고 두려움을 가져야 글을 쓰는데 조심하고, 실수를 하지 않을 수 있다. 그는 “나는 항상 자신을 의심하기 때문에 자신감을 가지고 글을 쓴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뒤부아 씨는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좋은 글을 쓰기 위해 ‘나이가 많은 사람과 이야기를 나눠볼 것’을 권했다. 이것은 그들의 경험이 자신에게 체화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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