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기술」, 모티머 애들러 지음
이것은 책을 읽는 사람·앞으로 책을 읽고 싶은 사람을 위한 책이자, 책 읽기를 가르칠 사람을 위한 책이기도 하다. 컬럼비아 대학 등에서 다년 간 독서법 등의 강의를 했던 모티머 애들러와 찰스 밴 도런(Mortimer J. Adler and Charles Van Doren)이 쓴 「HOW TO READ A BOOK」은 1940년대에 발간돼 30년 후 개정판이 나올 정도로 전 세계적에 널리 알려진 고전이다. 국내에도 2종류로 번역돼 있다. 원전을 읽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겠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편히 쉽게 읽고 싶다면 민병덕 선생이 번역한 ‘독서의 기술’을 권한다.
1970년대 이후에 한국에 불어 닥쳤던 속독(速讀)의 열풍이 한동안 뜸하다가 최근에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 책에서는 속독이 ‘빨리 읽기’만을 지향해서는 안 되며 ‘다양한 속도로 읽기’여야 함을 예리하게 지적하고 있다. ‘독서에 관한 독서’를 통해 진정한 독서가가 되기를 기대한다. 서혁 교수(국어교육 전공)


「음악은 왜 우리를 사로 잡는갯, 로베르 주르댕
음악이 우리의 뇌에서 어떻게 인지되어 우리의 마음을 뒤흔드는 감흥을 주는지에 대해 음악과 과학의 통합적인 시각으로 분석하며 설명한다. 더불어 ‘과연 베토벤의 지능지수는 얼마일까?’하는 일반적인 호기심도 충족시키는 흥미있는 저서이다. 채현경 교수(작곡 전공)



「인생수업」,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데이비드 케슬러
저자들은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경험을 통해 인생이 바로 자신과 타인과 세상을 알아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이야기 해준다. 삶이 유한하기 때문에 살아있는 동안 ‘내가 세상에 온 이유’와 ‘나’를 찾아가는 여정은 세상의 부귀영화보다 값진 자신만의 행복이 된다. 김미혜 교수(사회복지학 전공)


「양복입은 원숭이」, 리처드 콘니프 지음
인간은 지구상에서 가장 진화한 생명체이며, 거의 유일하게 지적이고 도덕적인 존재이다. 하지만 베스트셀러 ‘부자들의 역사’의 저자이자 동물 칼럼니스트인 리처드 콘니프는 이에 반박한다. 적어도 직장에서만큼은 약육강식이 지배하는 ‘정글의 법칙’이 통용되기 때문이다. 저자가 동물 행동학·인류학·심리학·신경과학 등 연관 학문의 최신 연구 성과를 총동원해 집필한 이 책은 자신과 친족을 우선시하는 원숭이의 본능과 족벌적인 지배구조를 선호하는 사주의 결정은 다르지 않다고 결론 내린다.
이 책은 동물을 우화식으로 펴낸 책들과 달리, 실제로 저자가 정글로 뛰어들어 동물들에게 얻어낸 생생한 자료를 토대로 세계 최초의 비즈니스 정글 스토리를 다뤘다. 우원석 교수(국제학 전공)


「예수는 신화다」, 티모시 프리크·피터 갠디 지음
예수의 역사성은 이미 증명된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고대 이교신앙의 전문가인 저자들에 의하면 예수는 실존인물이 아니라 이집트를 비롯한 지중해 세계 각지에 퍼져있던 이교도 신들의 변형된 형태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어떤 이는 다음과 같이 평하기도 했다. “이 주장은 충격적인 것이 아니다. 신화나 종교사의 전문가들은 대부분 알고 있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정말로 충격적인 것은 성경에 쓰여진 것을 한 마디도 의심해서는 안 된다고 가르치는 것이다. 또 많은 사람들이 이 가름침을 그대로 믿는 우리나라에서 이 책이 번역·출간 되었다는 사실이다.”무엇이 진실일까?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책이다. 김상일 교수(법학 전공)


「축복­장영희의 영미시 산책」
주옥같은 시들과 잘 어울리는 그림들. 정말로 삶은 축복이라는 느낌을 주는 아름다운 책이다. 삶의 피곤함과 불공평함에도 불구하고. 책 중의 시 한편을 인용함으로써 책 소개를 대신하려 한다. ‘젊은은 인생의 한 시기가 아니요, 마음의 상태다/ 젊은이란 기질이 소심하기보다는 용기에 넘치고/ 수월함을 좋아하기보다는 모험을 좇는 것이고/ 이는 스무 살 청년에게도, 예순 노인에게도 있다/ 단지 나이를 먹는다고 늙는 것은 아니다/ 이상을 버릴 때 우리는 늙는다­사무엘 엘만’ 손형진 교수(약학 전공)


「이기적 유전자」, 리처드 도킨스 지음
모든 생명체는 자기 보존의 원칙에 의해서 존재를 영위한다고 주장한다. 또 자기 보존은 자기복제를 의미하고, 자기 복제는 유전자의 기능에 의존한다. 즉 생명체의 기본 단위는 유전자며, 인간의 몸은 유전자의 몸체일 뿐이다.
유전자가 컴퓨터 프로그램 작성자처럼 간접적으로 자기의 생존 기계인 우리의 행동을 조종한다고 기술하고 있다. 이기적 유전자 내용의 핵심은 “인간이 유전자의 꼭두각시” 라고 할 만큼 유전자를 통한 인간 (또는 동물)의 관계나 행동을 보여준다. 이남숙 교수(생명과학 전공)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은 냇킹콜의 동명 재즈곡의 제목을 원제로 따오고 있지만 실제로 이 소설에서 시종 느껴지는 노래는 냇킹콜의 히트곡인 ‘너무 어린 사랑(Too young)’이다.
우리가 너무 어려 미처 알 수 없었던 사랑의 의미들…. 그리고 이제는 이미 돌아갈 수 없는 사랑의 순수에 대한 애틋함.
그런 것들이 듀크 엘링턴의 선율에 녹아 아련한 첫사랑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박승수 교수(컴퓨터 전공)


「언니네 방」, 언니네 사람들 지음
이 책은 용감하고 지혜로운 4만여 명의 ‘언니’들이 성·사랑·삶에 관한 가장 깊은 진실을 털어놓으며 서로를 지지하고 위안과 힘을 주고받은 글로 이뤄져 있다. 내가 타인의 이야기를 사소하다며 그냥 넘기지 않게 해줬고, 나와 다른 사람들, 그리고 내 안에 잠자고 있는 다른 생각들을 끄집어내 볼 수 있는 시간을 준 책이다. 천혜정 교수()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 안병수 지음
우연히 읽고 무척 충격을 받았던 책. 이후 여러 권을 사서 주위의 친한 사람들에게 선물을 하기도 했다.
저자는 과자 회사에서 일하다가 자신의 건강이 나빠지고, 친한 일본 친구(역시 일본의 과자 회사 사장)가 죽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아 원인이 무엇인지를 추적했다. 그 과정에서 사망의 원인이 다름아닌 과자를 비롯한 나쁜 식품들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우리가 평소에 즐겨 먹는 라면·아이스크림·패스트푸드 등의 여러 음식들이 얼마나 우리 건강을 나쁘게 하는 지를 친절하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준다. 서을오 교수(법학 전공)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미치 앨봄 지음
이 책은 죽음을 앞둔 노교수와 인생의 황금기를 살다 교수를 찾아온 30대 젊은 제자가 매주 화요일마다 만나 인생의 여러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전개된다.
우리는 누구나 죽는다는 사실을 머리로는 알고 있을지 몰라도, 막상 하루를 살 때는 인생이 영원할 것처럼 느끼기도 한다. 모리 교수는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죽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사랑하는 제자 미치에게 자연스럽게 알려준다.
나도 아주 가까운 사람을 전혀 예상하지 않은 때에 보낸 적이 있다. 그 사람을 보내기 전까지는 죽음이라는 것은 나에게 너무나도 먼 이야기였고, 그저 사람이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사람을 젊을 때 보내면서 세상을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바쁘다는 이유로 오히려 소홀히 하는 가족 관계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느끼게 된 것이다. 이 책을 읽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소중한 한 때를 보내는 즐거움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 세상의 부도, 명예도, 성공적인 직업도, 때로는 한 때 나의 목숨과도 바꿀 수 있을 것 같은 친구들과의 시간들도 이에 미칠 수는 없다. 여러분도 따뜻한 사람 모리 교수를 만나보길 바란다. 백지연 교수(국제사무학 전공)


김혜인. 이슬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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