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98호 대학원 기숙사 소음 사례를 취재 할 때 일이다. 오후 1시쯤 학생들을 만나기 위해 기숙사에 들렀다. 1층에 서서 두리번 거리고 있던 차에 샤워실에서 백인 남학생이 걸어오고 있었다. 순간 몸이 굳었다. 맨 몸에 사각팬티만을 입은 남학생이 물이 뚝뚝 떨어지는 채로 샤워장을 나왔기 때문이다. 그 남학생은 샤워수건을 들고 맨발로 걸어 당당하게 방으로 들어갔다. 대학원 기숙사가 기숙사생들의 남·여 구분이 확실하게 하지 못해 발생한 일이다. 기숙사생들 사이에서도 이런 문제는 화재였다.

대학원 기숙사 간담회 자리에 갔을 때도 학생들의 불만 사항에 놀랐다. 입사한지 2달 된 기숙사생들이 기숙사 문제점을 요목조목 늘어났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ECC 공사 소음이 심하다는 것이었다. 공사만이 아니라 신촌민자역사로 열차가 들어오는 소리와 밀리오레 행사 소음도 학생에게 방해가 된다는 의견이 나왔다. 신촌민자역사 열차가 들어오는 소음은 지속적으로 반복되는데 열차 시간대 조정이 불가능해 문제가 복잡했다. 또 밀리오레 후문 공사가 끝나면 기숙사로 일반 방문객들이 드나들게 될 것을 우려하는 학생도 있었다. 대학원 기숙사 출입구가 약 15군데나 되는데, 밀리오레 후문과 연결되면 일반인 출입을 철저하게 단절할 수 있는지 묻기도 했다. 여학생이 절대 다수인 본교 기숙사는 경비가 철저해야 한다는 점에서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대학원 기숙사는 이번학기에 처음 문을 열었다. 개관 첫학기지만 당분간 소음 문제로 B동의 1인실은 사용하지 못한다. 학교는 1인실에 입주했던 학생들에게 2인1실을 혼자 사용하는 조건으로 이동시켜 주거나, 퇴사를 원하면 전액을 환불 해줘야 했다. 학교 차원에서 재정의 손실을 감당한 셈이다. 다음 학기는 소음 사실을 미리 밝히고 그래도 입사를 원하는 학생만 들어오게 해야 할 형편이다. 앞에서 지적한 신촌민자역사 소음문제와 밀리오레 행사 소리 및 방문객 분리 문제 대책은 제시되지 못했다.

학교 일을 시행 하기 전 다양한 경우의 수를 따져보고, 문제를 미리 제거했다면 이번과 같은 어려움은 면했을 것이다. 신촌민자역사 측에 방음벽 설치를 미리 요구했다던지, 밀리오레 뒷편에 경비를 위해 출입구를 다르게 하는 방법 등 대안을 간구했어야 한다. 옛 속담에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말이 있다. 본교 행정이 효율적으로 운영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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