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본교 캠퍼스, 그 중에서도 가장 꼭대기에 위치한 한우리집 사생들에게는 흑기사 한 분이 있다. 매일 오후7시부터 기숙사 문이 닫히는 시간까지 안전하고 편리하게 데려다 주는 셔틀버스 운전기사 조래형(50세)씨다. 운행 중인 셔틀버스에서 그와 이야기를 나눴다.
“나는 말주변이 별로 없어요.” 인터뷰 시작부터 쑥쓰러워 하는 그는 이화에서 운전대를 잡은지 벌써 4년 반이 지났다.
신인령 전 총장의 운전기사였던 조씨는 지금의 생활이 즐겁다. “학생들과 다니니 참 재밌어요. 다들 자유분방하고 말도 잘 걸고, 과일을 가져와 나눠주는 학생도 있어요.” 인터뷰 중에도 학생들이 타고 내리며 상냥하게 인사했다. 웃으며 답하는 그의 목소리에 즐거움이 묻어났다.
조씨가 잊지 못하는 에피소드 한 가지. “학생들이 다 못탈 정도로 셔틀버스가 붐비는데 한 학생이 남자친구와 타길래 걸어가라고 혼낸 적이 있어요. 그런데 그 학생이 머리를 짧게 자른 우리학교 학생이라는거예요”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대학생 딸이 있어 이화인들이 모두 딸 같이 느껴진다는 조씨. 사생들의 편의를 위해 기숙사와 조형예술관C동 앞 만을 왕복하던 기존의 운행체제도 직접 바꿨다. 그가 기숙사 전담차량을 맡게 된 이후 직접 총무과에 의뢰해 코스를 짜고 탑승인원까지 조사해 허가를 받은 것. 그의 노력으로 현재 운행되는 차량노선은 입학관 앞(조형예술관C동 앞)→이화­포스코관 삼거리→기숙사→공대입구 삼거리→이화­포스코관 삼거리→입학관 앞(조형예술관C동 앞)의 체제다. “물론 왕복만 하면 개인 시간도 늘고 편하죠. 하지만 학생들을 안전하고 편하게 태우는 것이 더 보람있어요.”라고 말하는 그에게서 아버지같은 자상함이 느껴졌다.
한 가지 바람도 있다. “35인승 차량으로 대체했으면 해요. 현재의 차량은 학생들을 다 못태우는 경우가 있어 안타까울 때가 많아요. 또 모두 태우려고 제한 인원보다 많은 수를 태우면 위험하기도 하거든요.”
즐거운 마음으로 일 하는 그에게도 고충은 있다. 야간에 가로등과 라이트만 의존해 학교의 굽은 길을 운전하는 곡예를 해야한다. 학생들이 차에 두고 내린 음료수 병이나 쓰레기도 직접 치운다. 술 마신 학생의 구토물을 처리하기도 한다. “힘든 일도 있지만 학생들과 함께 하는 7시부터 11시는 즐거워요. 이게 내 천직이라 생각합니다.”
조씨는 오늘도 저녁 7시면 사생들을 위해 시동을 건다. 학생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매일 운전하는 그가 있기에 기숙사 가는 길은 언제나 이상무!

 

변선영 기자

 

입학관 출발 : 1) 월 화 수 목 일 - 19:00∼22:40(매 20분 간격)
                            2) 금 토 - 19:00∼23:40 (매 20분 간격)

기숙사 앞 출발 : 1) 월 화 수 목 일 - 19:10∼22:45 (매 20분 간격)
                                  2) 금 토 - 19:10∼23:45 (매 20분 간격)

공대 출발 : 1) 월 화 수 목 일- 19:15∼22:55 (매 20분 간격)
                       2) 금 토 - 19:15∼23:55 (매 20분 간격)
                       (내려갈 때만 가능)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