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 말이면 정든 학교를 떠나는 졸업생들. 4년 혹은 그 이상 캠퍼스를 누비면서 그들이 느낀 이화에서의 대학생활을 들었다.
“법대 비탈길 알죠? 아침마다 수업에 늦지 않으려고 얼마나 뛰었는지… 그게 제일 기억에 남아요.” 박정화(법학·4)씨는 졸업을 앞두고 사법고시 2차까지 합격한 상태다. 그는 2001년 입학해 6년을 이화에서 보냈다. 법대라면 보통 고시에 매진하기 때문에 다른 활동을 한 기억은 없다. 그렇지만 현재 그에게 ‘이화’는 고마운 존재다. “우리 학교는 사회에 성공한 선배들이 많잖아요. 법대도 마찬가지고요. 어른들의 인식에서 좋은 게 확실히 사회 진출에 도움이 돼요.” 그는 후배들에게 그는 여러 가지를 얻으려 하지 말라고 전했다. “하나를 얻으려면 다른 것은 포기해야 해요.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사시길바래요.”
동아리 활동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학생도 있다. 이민영(환경·4)씨는 ‘이화합창단’에서 5학기를 보냈다. “추울 때 공연을 하니까 공연 홍보를 할 때 많이 고생거든요. 지금 생각하면 다 추억이죠.” 그는 졸업을 앞두고 걱정도 되지만 동아리 활동에 ‘올인’한 것은 조금도 후회가 없다고 말했다. 이씨가 후배들에게 강조하는 바는 한 가지다. “학점은 자신을 객관적으로 어필하는 숫자에 불과해요. 진정 원하는 일이나 공부가 있다면 그쪽을 계발하는데 노력하세요. 취업도 앞으로의 삶에도 더 도움이 될 겁니다.”
졸업예정자들은 학업 외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제가 인터뷰 대상이 되나요? 특별할 것 없이 4년 동안 팀플·과제·시험에 치여 살았는데.” 이화인의 애환을 대변한 말 같다. 이미현(중문·4)씨는 동문회장 활동 외에는 학업에 충실했다. 취업준비도, 영어공부도 남들에 뒤쳐지지 않도록 노력했다. 그런 그가 지금 드는 아쉬움은 외부활동을 많이 못한 것. “동아리나 인턴십, 기회가 된다면 ‘교환학생’까지 모두 권하고 싶어요. 학교생활만 했더니 틀 안에 갇힌 제 모습을 발견했어요. 여러 가지 활동을 통해 세상을 보는 시각을 키우는 후배들이 되세요.” 라고 당부했다.
졸업하는 이화인의 공통점은 이화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다.
서정현(사학·4)씨는 이화를 졸업하고 다시 본교 대학원에 진학할 예정이다. 고등학생이 된다면 또 이화를 찾을지 묻자, 조금의 고민도 없이 “당연하죠”라고 답한다. 그는 흥분에 찬 말투로 “이화는 특별해요. 말로 설명하기 어렵지만, 다닐수록 자부심이 자라나는 학교라고 할까요?”라고 말했다.
김경희 36대 전총학생회장도 졸업을 앞두고 있다. “사실 남녀공학을 다니다가 이화에 온 거예요. 여기는 무거운 물건 들기나 플래카드 달기 등 남녀공학에서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경험들로 가득했어요.”라며 그 역시 다시 기회가 생긴다면 이화를 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총학생회장답게 ‘2006년 학생총회 성사’를 기억에 남는 일로 꼽기도 했다. 이런 그는 후배들에게 전하는 말도 남다르다. “대학생활은 보물찾기와 같아요. 많은 보물들이 있는데 얼마나 많이 살펴보느냐에 따라 찾는 보물의 양이 달라짐을 명심하세요.”
100여일후면 이들은 떠난다. 몸은 가지만 이들의 이화사랑은 계속된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