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아침 등굣길에선 높은 굽 구두를 신은 학생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여대생만 있는 터라 하이힐 신은 학생들을 많다. 또각또각 구두소리가 캠퍼스를 울릴 정도다.

이런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학관에서 높은 구두를 신은 이화인들은 이내 망신창이가 되곤 한다. 학관 건물 바닥에 미끄러져 넘어지거나 발목을 삐긋 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경사와 바닥이 만나는 지점에서 ‘쫘악’ 미끄러지기도 하고, 현관문에 들어서자마자 ‘휘청’ 하며 넘어지기도 한다.

한번은 학관 매점 앞을 지나던 여학생이 엉덩이를 바닥에 찧는 일도 있었다. ‘쿵’하는 소리에 모두가 쳐다볼 정도였다. 이런 일이 목격될 때마다 이를 보는 학생들은 눈을 질끈 감으며, 걱정이 된다. 이는 남의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비가 온 날은 상황이 더욱 열악해진다. 젖은 신발과 우산 때문에 바닥은 얼음판 마냥 미끄러워진다. 학관 수업이 많은 날이면 하루에도 몇 번씩 발을 접질러 발목이 욱신거린 적도 있다.

상황이 이러하다보니 대형사고가 일어날 번한 적도 있다. 수업이 끝나고 학생들이 쏟아져 나왔다. 학생들이 우르르 몰린 상황에서 한 학생이 미끄러운 바닥에 넘어졌고, 뒤에 있던 학생들이 다함께 엎어질 만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다행히 몇 명만 우왕좌왕 했을 뿐 큰 사고는 없었다. 그러나 혹 부상자나 압사라도 생겼다면 끔찍한 일이다.

그들이 넘어지는 것을 구두 탓이라고만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경사에서는 미끄럼방지가 있지만, 평지는 왁스를 발라 반짝거리기 때문이다. 특히 하이힐을 신고 있을 때 미끄러지는 경우는 상황이 심각하다. 운동화를 신었을 때보다 뼈에 금이 가거나, 넘어질 때 중심을 못 잡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우리학교는 캠퍼스를 다니는 것도 안전하지 않다. 그런데 이젠 건물 안까지 위험지대가 많아 마음이 불편하다. 한시라도 빨리 대책을 세워 좀 더 마음 편히 수업을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안은숙(기독·3)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