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도록 레포트를 쓰느라 잠 한 숨 못잔 날, 나는 공강 시간만 기다린다. 수면실을 가기 위해서다. 이럴 때에는 한 시간 수업이 75분이라는 것에 흡족해 하면서 정말 단잠을 자곤 한다. 그런데 잠깐의 잠을 방해하는 것이 있다. 바로 음식물 냄새와 소음이다.

피곤함이 심하니까 주변 상황에 상관없이 잠이 잘 올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적어도 잠이 들 때까지는 이런 저런 소리며 냄새에 뒤척이게 된다. 잠을 자고 나서도 문제다. 나오는 발걸음이 가볍지만은 않다. 어딘가 모르게 기분이 나쁘고 피곤함도 가시질 않는 것 같다.

수면실을 찾은 사람들은 다들 잠을 자러 온다. 한마디로 쉬러 오는 것이다. 깜깜하고 조용한 분위기를 조성해 놓은 수면실만 봐도 그건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수면실에서 밖에서 나는 이야기 소리를 다 들어야 한다는 것은 곤욕이다. 아무리 수면실 밖이라지만 복도에서 이야기하는 사람들보고 말을 하지 말라고 하는 것도 경우가 아닌 것 같고, 그냥 참고 있자니 흘러가는 시간이 아깝다. 동아리 활동을 하는 학생들이 소음 소음 하고 노래를 부를 때에는 그냥 그러려니 했는데, 내 일이 되고 보니 소리로 인한 스트레스는 그냥 넘길 문제가 아니다. 기왕 수면실로 운영하는 바에야 방음벽을 제대로 갖추든지, 학생들로 하여금 밖에서 떠들지 못하도록 규제를 할 필요가 있다.

밖에서만 소리가 나면 그나마 다행이다. 안에서 친구들끼리 잡담 하는 것은 정말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다. 딴에는 작은 소리로 이야기 한다고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당사자들 생각에 작은 것이다. 다른 사람들 귀에는 그것 만큼 거슬리는 것도 없다.

음식물 냄새도 마찬가지다. 배가 고파서 뭐라고 먹고 싶은 마음이야 이해 못 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수면실에 통풍이 안 된다는 기본적인 지식만 있어도, 제육 덮밥 같은 음식을 갖고 들어오지는 않을 것 같다. 사방이 꽉 막힌 공간에서 음식물 냄새를 풍기는 것은 비단 수면실이 아니라 강의실이라도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이다.

휴식을 위해 따로 만들어진 곳이 학내에는 많지 않다. 수면실이 여러 개 이어서 골라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런 공간 일수록 학생들 스스로가 올바르게 이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수면실이 수면을 할 수 있는 장소로 사용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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