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이나 잡지 등에서 유명한 사람에 대한 소문이나 개인사를 흥미 본위로 다룬 기사를 흔히 가십 기사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이 단어를 아주 세속적인 단어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단어는 종교적 어원을 가지고 있다. Godsib이라는 형태로 고대 영어에 처음 들어 왔을 때에 이 단어는 대부(godfather)나 대모(godmother)처럼 세례식에서 후견인 역할을 하는 사람을 지칭하였다. Godsib에서 god은 ‘신’을 의미하고, sib은 ‘인척’을 의미했다.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신과 세례를 받는 사람을 연결시켜 주는 아주 가깝고 믿을 만한 사람이었다. 14세기에는 자신과 관련된 모든 이야기를 허물없이 주고받을 수 있는 아주 가까운 남자 친구나 여자 친구를 지칭하는 말로 쓰였다. 이 단어가 특별히 여성과 관련해서 쓰이게 된 것은 셰익스피어 시대의 일이다. 그 당시에 가십은 여자가 아기를 낳을 때 옆에 같이 있어 주기를 원할 정도로 아주 가까운 여자 친구를 지칭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가십은 쓸데없는 이야기를 즐겨하는 ‘가볍고 경박한 여자’라는 의미로 확대되었고, 19세기 초에는 ‘쓸데없는 이야기’(idle talk) 자체를 가리키게 되었다.

 

장한업 교수 (인문대학 불어불문 전공)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