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석, 지인들이 대부분 메워

연주회·연극 등 학내 공연이 연달아 이뤄지는 가운데 이화인의 참여도가 낮아 동아리만의 축제가 되고 있다.

생활관 소극장에서 21일(목) 열린 중어중문학과 원어연극회의 연극 ‘화호월원’을 보러 온 사람들은 50명 남짓. 소극장의 객석이 2백50석 이상임을 감안하면 4분의 1을 채 못 채우는 숫자다.

관객이 많이 모인 경우일지라도 동아리 구성원의 지인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4일(월) 대강당에서 가을정기연주회를 가졌던 오케스트라 동아리 에세이오스(ESAOS) 홍지혜 회장은 “관객 대부분은 거의 단원들의 가족이나 친구 등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순수하게 공연을 보기 위해 오는 일반인의 비율은 높지 않다는 뜻이다.

이러한 관객의 낮은 참여도는 공연의 질을 전반적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 ‘화호월원’의 조연출을 맡은 정주희(중문·3)씨는 “배우들이 무대에 나갔는데 빈 객석이 보이면 아무래도 의욕이 사그라진다”고 전했다.

이화인들의 참여도가 낮은 가장 큰 이유는 공연에 대한 관심이 적기 때문이다. 박한나(식영·4)씨는 “학내 공연에 대한 기대치가 낮은 편이라 공연 포스터를 봐도 그냥 지나치고는 한다”고 밝혔다. 또 정다영(국문·3)씨는 공연에 가보려 하다가도 다른 사적인 약속이 생기면 그 일을 우선시한다며 “자기 일에만 바쁘고 다른 활동에 무관심한 학생들의 개인주의가 학내 공연 관람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부족한 홍보도 더 많은 관객을 불러 모으는 데 실패하는 원인 중 하나다. 양경언 동연회장 당선자는 공연 포스터 부착 기간을 학교가 제한하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부착 기간이 1주일밖에 되지 않아 홍보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채민지 전 총연극회장은 “배포대를 설치해 홍보물을 배부하고 싶어도 학교의 허가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채 전 회장은 학교가 동아리 공연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대부분의 동아리는 공연 예산을 학교 앞 상점 등에서 후원을 받아 해결하고 있다. 그러나 후원 받기가 쉽지 않고 액수도 적어 공연 준비에 어려움이 많다. 그는 “적은 예산으로 준비하다보니 소품이나 시설 등이 미비해 관객들이 오지 않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미소(한국음악·3)씨는 “공연 며칠 전 학생문화관에서 홍보용으로 막간 공연을 펼치는 등 학생들의 접근성을 높이면 보다 많은 관객이 모일 것”이라며 관객 유치 방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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