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는 이화봉사단이라는 이름하에 여름방학 중 교육, 건축분야 봉사활동을 지원한다. 이 중 2006 국내건축봉사에 참가했다. 13명의 이화봉사단 국내건축봉사팀은 한국 해비타트에서 주최하는 KBB건축프로그램 5박6일간의 일정에 참여했다. 더운 여름날 고생스럽기도 했지만 좋은 사람들도 만나고 땀흘리는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

그러나 봉사기간동안 약간 씁쓸한 하는 일이 있었다. 이화봉사단 활동의 기록을 남겨야 하기 때문에 우리 봉사단 내에서도 캠코더로 촬영하거나 사진 찍는 일을 담당하는 단원을 미리 배정했다. 이 친구들은 작업하면서 틈틈이 우리의 활동모습을 담느라 바빴다. 그러나 우리가 촬영하는 것과는 별개로 학교에서 그리고 또다른 학과에서 촬영을 온 사람들이 있었다. 한국해비타트에서 자체적으로 매일 하는 촬영에 리포터까지 동원한 지역방송국의 취재, 거기다 본교의 카메라 촬영이 이어지다 보니 60여명의 KBB 봉사단원은 매일 같이 카메라를 신경써야만 했다. 작업이 고되다 보니 어떤때는 짜증스럽기도 했다. 자연스러운 모습 뿐만 아니라 특정 연출장면을 요구하는 경우도 많아 건축활동에 지장을 초래하는 일이 있었다.

학생들의 활동을 통한 학교 홍보 영상물을 준비하거나, 기록하는 일도 분명 중요하다. 그러나 협동이 필요한 건축활동에서 지나친 촬영은 작업의 흐름을 끊기게 만들곤 한다. 또한 사전 연락을 받지 못했던 촬영팀도 있어 이화봉사단원은 물론 함께하는 다른 봉사자들도 눈살을 찌푸릴 수 밖에 없었다. 물론 이화봉사단은 학교의 지원을 받아 온 것이기 때문에 봉사 이외에도 의무와 책임이 주어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나 가만히 있어도 땀이 비오듯 흐르는 더운 여름의 건축현장에서, 홍보 촬영 때문에 많은 사람들을 언짢게 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다. 이는 진정한 봉사의 의미가 퇴색되게 만드는 일이다. 현장의 다른 사람들이 이화봉사단의 봉사취지까지 의심할 정도라면 이러한 무분별한 촬영이 수정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최화영(교육·2)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