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개국 193개 대학 ‥외국학생은 이화교육 체험 본교생은 국제감각 키워


“대학 입학 전부터 교환학생을 가겠다고 마음먹었어요. 경쟁이 치열하다고 들어서 걱정이에요” 방학마다 토플학원을 다니며 영어권 교환학생을 준비 중인 이지은(영문·2)씨의 말이다. 많은 학생들이 다른 나라의 언어와 대학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교환학생 제도에 관심을 갖고 있다.

 

▲저렴한 비용, 효과적인 수업

매년 교환학생의 수는 증가하고 있다. 작년 본교에서 파견한 학생은 393명으로 2004년 281명에 비해 100여 명 증가했다. 특히 중국어권은 2004년보다 5배 증가한 20명의 학생이 본교에서 파견됐다. 외국에서 파견 온 학생도 올해 1학기 107명으로 2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타 대학도 상황은 비슷하다. 고려대의 경우 2년 전 119명에서 작년에는 336명이 교환학생으로 나갔다. 이재경 국제교육원장은 “이제 경제, 사회, 문화 등 한 국가내에서만 이루어지는 일은 거의 없다”며 교육에서도 국가나 공간의 개념이 약화된다고 말했다.

본교가 교환학생 협정을 맺은 학교는 27개국 총 193대학으로 영어권·일본어권·유럽권 등 다양하다. 어학연수와 달리 교환학생은 전공 수업을 외국 학생들과 함께 들을 수 있다.
비용도 어학연수에 비해 저렴하다. 어학연수가 1년에 2천∼3천만원 정도의 비용이 드는 반면 교환학생은 본교에 등록금을 납부하면 해당 학교의 수업을 1년 혹은 1학기 동안 수강할 수 있다. 학점까지 인정받을 수 있고, 외국대학의 학비를 따로 납부하지 않아도 되므로 학생들은 어학연수보다 교환학생 제도를 선호한다. 또 어학연수가 각국의 학생들과 단순히 언어를 배우기 위한 수업을 한다면 교환학생은 대학의 전공이나 교양 수업을 폭넓게 들을 수 있다.

 

▲언어, 문화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가장 교환학생 선발 경쟁률이 높은 것은 영어권 국가다. 영어를 배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많은 학생들은 영어권을 선호한다. 그러나 이재경 국제교육원장은 단순히 영어를 비롯한 다른 나라의 언어를 배우기 위해 교환학생을 지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한다. 그는 교환학생은 파견국가의 전공영역을 심화시키고 문화를 자연스럽게 느끼는 등 많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독일 보훔(Bochum) 대학에서 수업을 들은 오현선(독문·4)씨는 파견기간 동안 대한민국을 더 알고, 알리고자 하는 의지가 생겼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 교환학생들과 ‘대한민국 알리기’라는 취지로 1년 간 2번 행사를 주최했다. 한국 음식을 함께 먹고, 한국관광공사에서 제작한 영상과 한국영화를 감상했던 그 시간을 잊을 수 없다”며 “21세기에 한 국가의 문화가 가진 영향력과 홍보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꼈다”고 덧붙였다.

박소현(중문·4)씨는 지난해 일본 메이지 대학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왔다. 동아시아학을 연계전공하는 그는 메이지 대학에서 ‘동양사학과’ 수업을 수강했다. 박소현씨는 “수업을 함께 받으며 한국에 흥미를 갖게 된 친구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실제로 중국사를 전공하던 두 명의 일본인 친구는 박씨와 함께 공부한 것을 계기로 한국사로 전공을 바꿨다.

 

▲학생 교류에서 캠퍼스 국제화로

교환학생 제도는 대학의 국제화에 기여한다. 실질적인 인적 교류를 통해 세계 속에 본교의 국제적 능력과 인지도를 높여줄 수 있다.?뺑? 학생에게는 국제적 감각을,?倂?학생에게는 이화여대의 교육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이재경 국제교육원장은 “외국인 학생을 받음으로서 학교 환경이 글로벌화 된다. 본교 학생들 특히 외국에 파견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글로벌 마인드를 가지게 하고 이는 학생들의 국제적 경쟁력이나 능력을 발전시킨다”고 설명했다. 
교환학생 뿐 아니라 일반 학생들도 교환학생을 통해 외국인에 대해 익숙해질 수 있다. 또 자연스럽게 수업을 함께 들으며 직접적인 교류도 일어난다. 지난 학기 ‘소리문화와 인간’을 수강한 김나영(의직·2)씨는 “터키에서 온 교환학생과 조별과제를 같이 하면서 친구가 됐다”며 예전에는 외국인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전했다.?


▲이화 찾는 외국인 증가 추세

본교로 파견 오는 외국 학생들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영어권의 경우 2004년에 비해 올해 1학기엔 2배로 늘어 46명의 학생이 본교를 찾았다. 중어권과 독어권의 경우 2년 전엔 아무도 오지 않았지만 올해는 각각 13명과 9명의 학생이 왔다.

외국에서 파견되는 교환학생들은 자신의 전공과 학교의 위칟분위기 등을 고려해 교환학교를 선택한다. 재미교포인 Angela Kim씨는 하버드 대학에서 심리학을 공부하고 졸업까지 했지만 어머니의 모교인 본교에서 공부하고 싶은 마음에 한국을 찾았다. 오스트레일리아국립대학에서 온 Jenkins씨는 본교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이대는 평판이 좋고, 인상적인 언어관련 프로그램을 보고 선택했다”고 말했다. 특히 본교가 도심 한복판에 위치해 젊음이 넘치는 지역에 있고 타 대학과의 근접성도 높은 점도 선정 이유라고 전했다.

 

▲수요는 많지만 공급은 적다


아직 교환학생의 문은 좁다. 외국으로 가려는 학생은 많고 오는 학생은 적어 ‘1:1 교환’이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영어권은 지난 학기 117명의 학생이 파견됐지만 본교를 찾은 영어권 학생은 46명뿐이다. 일본어권 역시 작년 94명의 학생이 갔지만 본교로 온 학생은 58명에 불과했다.
본교와 교류협정을 맺고 있는 미시간대학교 앤아버 캠퍼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스페인으로 102명, 이탈리아로 90명이 파견을 나가는데 비해 한국에는 13명밖에 오지 않는다. 이는 일본 27명, 중국 21명과도 크게 차이난다. Carol Dickerman 미시간 대학 Office of International Program 디렉터는 “한국보다 일본과 중국에 더 많은 프로그램들이 있고 영어로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기회들이 더 많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국제교육원은 학교 홍보에 힘쓰고 있다. 국제교육원은 두 달에 한 번 외국대학에 본교의 소식을 담은 온라인 뉴스레터를 발송하고 국제교육 컨퍼런스를 개최하기도 한다. 세계 속 본교의 인지도는 서서히 높아지고 있다. 지난 학기 일본 아이치슈크도크 대학에서 교환학생을 온 미야시로 마리(국제문화·3)씨는 “동아시아를 전공한 교수님께서 이화여대를 가면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추천해 주셨다”며 한국에 관심이 있는 친구들은 이대를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교육원 박정언 연구원은 “한 번 이화여대로 교환학생을 보냈던 대학은 대부분 다음 학기에도 학생을 보내는 편이다”고 밝혔다.

신혜원 윤미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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