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방학·쌍쌍파티 등 사진 100여장 전시

“북한학엔 ‘시작이 반’이란 말이 제격이죠”
김석향 교수(북한학협동과정)의 말이다. 북한학은 시도만 해도 이미 반은 해낸 것이라는 설명이다.
올해로 8년째 접어든 북한학협동과정(북한학과)은 98년 3월 처음 개설됐다. 90년대에 들어 북한과의 왕래가 찾아지고 사회적 관심이 늘어나면서 체계적인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본교는 서강대·동국대·명지대 등에 이어 다섯 번째로 학과를 개설했다.
북한학은 북한정치학·북한경제학·북한여성학 등을 포괄하는 학문이다. 현재 본교에서 북한학협동과정을 전공하고 있는 석·박사 준비생들은 51명 남짓. 교수진은 정세현 석좌교수·김석향 주임교수·최대석 교수로 총 3명이다.
많은 사람들이 북한학은 딱딱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다. 북한학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교수들은 ‘북한에 대한 편견을 깨라’고 입을 모아 조언했다. ‘북한사회연구’ 수업을 담당하고 있는 정영철 강사(사회학과)는 북한을 바로 이해하려면 우리의 기준이 아닌 그들의 입장에서 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북한학과에서 개설한 학부생을 위한 수업은 북한의 실상을 알 수 있게 도와준다. 북한학 연계전공으로도 인정되는 ‘북한정치론’·‘북한 지역의 문화와 생활’·‘북한사회연구’·‘북한의 언어와 문학’ 등이 그것이다.
‘북한정치론’은 광복 후 북한의 정책 변화와 김일성에 대해 중점적으로 배우는 과목이다. 북한의 경제 수준 및 군사력에 대해서도 다룬다. 매주 수업 주제와 관련해 15분짜리 다큐멘터리를 본다. 심영임(초교·4)씨는 “평소에 미화된 북한의 모습만 접하다가 실제 모습을 봤더니 더 흥미롭다”고 말했다. 이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박준영 교수(정치외교학 전공)는 “북한의 영화·드라마 등 일반적으로 접하기 어려운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학생들에게 ‘북한 바로 알기’를 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지역의 문화와 생활’ 과목에서는 주민들의 생활상을 알려준다. 이 과목을 맡고 있는 김석향 교수(북한학협동과정)는 “북한주민들이 그들만의 제도 속에 갇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엿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북한의 언어와 문학’ 수업도 진행하고 있다. “북한과 남한의 언어가 많이 다르다고 생각하는 것 역시 편견”이라며 학생들이 북한의 실제 모습을 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실제로 수업을 통해 북한을 접했던 학생들은 기존에 가졌던 부정적인 이미지에서 많이 벗어났다고 털어놓는다. 그렇다고 해서 북한학을 쉽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북한학은 결코 쉽지 않아요. 하지만 알아볼수록 매력적이죠”라는 김 교수의 말이다. 그의 말을 빌자면 “북한학은 그야말로 ‘필요의 학문’”이다. 우리에게 있어서 북한은 뗄레야 뗄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통일을 준비하는 것은 물론, 통일 이후 한반도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것도 북한학의 역할이다.?
그 때문인지 최근 북한학은 취업의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 최근에는 북한과 관련한 취업의 문도 활짝 열려 있다. 대북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기업이나 통일 관련 국·공립 연구기관에서 북한학 전공자들을 선호하는 것이 그것이다. 강혜석(북한학협동과정 석사과정)씨는 “북한학은 우리나라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실용적인 학문”이라며 “북한학 전공자는 통일을 가장 앞서 준비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 진출 가능성도 높다. 우리나라 북한학 여성 박사 1호 박정란(북한학협동과정·06년졸)씨는 “기존의 북한학이 주로 정치안보 영역의 거대담론으로 이뤄졌다면 지금부터는 여성의 세밀함으로 빛을 발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 교수 역시 “여성은 지금까지 남성들이 보지 못한 북한의 여성문제·아동문제 등을 훨씬 잘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학을 하기 위해 필요한 자세로 박 교수는 ‘냉정한 시각’을 꼽았다. 그는 “첨예하게 대립된 남한과 북한의 논리를 한 쪽에 치우치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념적으로 다가가는 것보다 현재 북한에서 일어나는 사실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봐야 한다며 남·북한 양 측의 논리 중 어느 쪽이 맞는지 판단하는 것은 학생들의 몫이라고 덧붙였다.
공예솔 기자

제목 : 본교 북한학과, 북한 정책변화에서 경제·문화까지 활발하게 연구
중제
- 수업시간, 다큐멘터리·영화 등 보며 북한에 대한 편견 깨
- 북한학 전공자, 통일부 등 국·공립 연구기관으로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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