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상담부터 가정 형편 상담까지… 교수에게 다가가는 것 주저말아야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말라는 옛 말 때문인지 세월이 지나도 사제 간 벽은 여전히 높다. 18학점을 듣는 학생이 1주일 동안 만나는 교수는 적어도 6명. 그러나 교수 1명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기도 쉽지 않다. 본교 교수들은 학생들과 가까워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학생들과 친하게 지내기로 소문난 본교 교수 3명을 만나봤다. 

▷전지현 교수(국제사무학 전공)
학생들만 교수에게 먼저 다가서라는 법은 없다. 전지현 교수는 수업시간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수업에 대한 열정은 있지만 부끄러워서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학생들과 친해지기 위해서다. 그는 “적극적이지 않은 학생들을 미리 봐두었다가 수업 시간에 발표를 시켜 자연스럽게 수업에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수업 방식 덕분에 수줍어 했던 학생이 다시 찾아와 감사의 말을 전하는 경우도 있었다. 전교수는 스승의 날 한 학생으로부터 ‘교수님께서 제 이름을 먼저 불러주셔서 좋았어요. 앞으로도 교수님과 친하게 지내고 싶어요’라는 내용의 카드를 받은 적도 있다. 그는 “이 일을 계기로 더욱 학생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을 또 한번 느꼈다”고 덧붙였다.

도현경(국제사무학·3)씨는 “전지현 교수는 학생들 사이에서 친절한 교수로 통한다. 수업 때도 학생들의 사진을 출석부에 붙여 놓고 다 기억할 정도”라고 말했다.

전교수는 “성격이 활발하고 적극적인 아이들은 과제든 상담이든 별별 구실을 대서라도 먼저 찾아와요. 적극적이지 않은 성격의 애들은 내가 먼저 다가가지 않으면 친해질 수 없으니까 안타깝죠”라고 전했다.

▷나은진 교수(국어국문학 전공)
“달리 방법이 있나요? 인간 대 인간으로 만나는 수 밖에 없어요” 나은진 교수는 교수와 친해질 수 있는 방법으로 ‘상담’을 적극 추천했다. 그는 학생들과 친해지는 계기로 오리엔테이션·수업시간·세미나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학업·진로 등 개인적인 고민 상담을 함께하는 것만큼 빨리 친해지는 일도 없다고 말했다.

이현주(국문·2)씨는 나교수가 권위를 내세우지 않아 편한 것 같다며 “먼저 말을 걸어주는 등 개개인에 대해 관심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러나 나교수는 학생들이 개인적인 이야기를 꺼리는 경향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학생들이 교수를 ‘학점 주는 사람’으로 인식한다. 교수에게 개인적인 고민을 털어놓았다가 학점에 불이익이 갈 것이라 생각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김우식 교수(사회학 전공)
김우식 교수는 학생의 본분인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이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김교수는 그의 연구 주제와 비슷한 내용의 독창적인 메모·보고서를 제출한 학생과 연구 논문을 함께쓴 적도 있었다. 중간고사 까지는 학습 능력이 부족했지만 수업이 끝날 때쯤 부쩍 실력이 늘어난학생들을 보며 보람을 느끼기도 한다고.

수업을 들었던 나누리(사회·3)씨는 “수업 시간에 낸 과제에 대해 일일히 개인 면담을 해준다. 1시간이 넘도록 정성껏 상담해 주는 모습에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김교수는 “교수마다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자신에게 맞는 교수를 찾아야 한다. 그러나 기본적으로는 교수님을 찾아가는 것 자체를 피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