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튀는 디자인으로 눈길 끌어...진지한 면 부족하고 가볍다는 지적도

 

20대 여성을 대상으로 한 치크북(Chick Book)이 주목받고 있다.
대한출판문화협회 자료에 따르면 ‘여자생활백서’는 지난달부터 9월 둘째 주까지 꾸준히 베스트셀러 10위권 내에 올랐다. 소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출판하자마자 베스트셀러 5위권으로 진입했다.
젊은 여성들을 위한 대중소설이나 자기계발서가 유행하면서 ‘치크북 전성시대’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치크북은 젊은 아가씨를 뜻하는 ‘Chick’에서 비롯된 장르로 현대 여성의 일과 사랑에 대해 다룬다. 대표적인 책으로는 ‘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나쁜 여자가 성공한다’등이 있다.
치크북의 가장 큰 특징은 독자의 관심을 끄는 편집기술과 디자인이다. ‘나쁜 여자가 성공한다’, ‘날마다 조금씩 못된 여자가 되는 법’, ‘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 등 대부분의 치크북들이 제목에 자극적인 어휘나 말투로 독자들에게 다가간다. 또한 다양한 색깔을 넣은 삽화나 디자인을 넣어 독자의 눈길을 끈다. 일 예로 책‘당당하게 여자’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경우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오는 핫핑크의 표지로 구성돼 있다.
시대적 배경도 치크북의 유행을 돕고 있다. 자신의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면서 외모나 사랑에 있어 뒤지지 않는 다재다능한 여성상이 급부상하고 있다. 백마탄 왕자를 기다리던 과거의 순종적 모습에서 벗어나 일과 사랑을 모두 쟁취하기 원하는 현대 여성들의 적극적인 욕망을 반영하고 있다. ‘여자생활백서’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주인공은 결혼이나 성공에 자신의 인생을 국한시키지 않고 자아 성취에 목적을 둔다. 강민지(경제·3)씨는 “평소에 마음속으로는 바랐지만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억압되어온 욕망이 책을 통해 드러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직은 치크북의 유행을 사회에서의 여성의 위치에 빗대는 의견도 있다. 김세현(인문·1)씨는 “여성과 남성의 위치가 바뀌었다면 치크북이 이토록 유행할 수 없었을 것이다”라며 “여성의 권리를 주장하는 책을 보며 오히려 여성이 사회적 약자라는 생각을 한다”고 이야기했다
그 밖에도 현실성을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과거에도 ‘남자처럼 일하고 여자처럼 승리하라’와 같은 20대 여성을 위한 자기계발서는 존재했다. 기존의 자기계발서는 소수의 성공한 여성의 자서전을 통해 롤모델을 제시한 반면 치크북은 실제 상황에서 일어날 수 있는 구체적인 이야기들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한다. 임소영(영문·2)씨는 “당장이라도 적용 가능한 이야기들이 많아서 거부감이 들기보다 시도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치크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이혜미(초교·2)씨는 “어느 책을 읽어봐도 모두 비슷하다”며 “무슨 이야기를 하느냐보다 어떻게 이야기하느냐만 달라질 뿐이다”라고 전했다.
치크북의 유행은 향후 1년 정도 지속되다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출판사 ‘해냄’ 기획·편집부 장한나씨는 “판매부수도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고 다음 달에 속편이 예정된 책도 있다”며 한동안은 열기가 식지 않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출판되고 있는 치크북들은 진지한 면이 부족하고 가볍기만 하다는 지적이 많아 앞으로는 좀 더 보수적인 성격을 가진 치크북들이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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