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를 겨냥한 스토리와 연애소설 다수...새로움을 추구하는 분위기와 인터넷 공간 확대가 증가 원인

문학계에는 항상 조숙한 천재들이 있었다. 류철균 교수(국어국문학 전공)는 이에 대해 “프랑스에서는 과거의 랭보에서 부터 최근엔 아멜리 노통에 이르기까지 한국에서는 과거의 이형기부터 최근엔 귀여니를 예로 들 수 있다”고 언급했다.
더욱이 요즘 책의 종류와 소재가 다양해짐에 따라 작가의 폭이 넓어지고 특히 젊은 세대의 작가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박성창 문화평론가는 ‘대산문화’ 봄호 기획특집글을 통해 젊은 작가들이 급증하는 이유로 새로움을 추구하는 시대적 분위기를 꼽았다.
대형서점에 가서 대학생 작가의 책들을 살펴보면 자신의 경험이나 성장과정을 살린 수기형태의 글이 많음을 알 수 있다.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에 재학중인 이창수씨는 책을 두 번이나 발간한 대표적인 대학생 작가이다. 지난 2004년 유럽 자전거 여행을 다녀온 경험을 살려 쓴 「나쁜 여행」이라는 여행기는 2만부가 넘는 판매부수를 기록했다. 올해에는 「원더랜드 여행기」라는 또 다른 책을 출간했다. 이 책은 현재 교보문고 추천도서이기도 
「공부 비결 절대로 따라하지 마라」의 저자이자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부에 재학 중인 임채욱씨는 지난 5월 자신의 수험생활을 바탕으로 성적이 중간정도인 수험생을 위한 공부 지침서를 발간했다. 이 책에는 임씨의 학창시절 경험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임씨는 대학생 신분으로 책을 발간한 것에 대해 “글쓰기라는 것이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힘들었다”고 말했다. 휴학까지 생각했었다고 한다. 그는 “대학시절 뿐 아니라 인생에 있어 잊지 못할 경험이 됐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아 한 권의 책으로 펴냈다는 것이 뿌듯하다”고 언급했다.
‘시공사’ 편집부 원경혜씨는 대학생 작가들이 다양해지는 이유를 젊은 세대를 겨냥으로 한 마케팅이라 꼽았다. 그는 “대학생 작가들이 쓰는 책 대부분 동년배의 젊은 세대를 타겟으로 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공감대 형성이 가능하며 접근방식이 새롭고 쉽다. 또 문체도 톡톡 튀기 때문에 인기를 얻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각종 대학생 작가들의 책 종류는 체험기에서 연애소설 등으로 넓혀지고 있다.
인터넷 카페에서 인기를 얻어 출판사로 발전한 ‘연애소설창작실’이 한 예이다. 이 곳 작가의 대부분은 20대 초반의 대학생으로 이뤄져 있다. 특히 「배드보이즈」의 저자이자 가톨릭대학교 수학과에 재학 중인 김정남씨는 현재 인터넷 카페에 2만7000여명이 넘는 팬들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책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상당수가 출판되기 이전, 이미 인터넷상에서 인기를 얻었다는 점이다. 「원더랜드 여행기」와 「공부 비결 절대로 따라하지 마라」는 싸이월드의 인기 페이퍼였다. 연애소설도 다음카페와 같은 커뮤니티에서 인기를 얻고 출판된 것이 대부분이다. 실제로 싸이월드 페이퍼 서비스인 ‘책으로 나왔어요’를 살펴보면 20대 초반의 작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학생 작가가 늘어나고 있는 현상에 대해 류철균 교수(국문학 전공)는 “글쓰기가 문단이라는 제도적 틀을 벗어나 인터넷 공간을 통해 점점 더 보편화되고 있는 시대 변화의 표현이다”라며 “중요한 것은 대학생 작가가 되었느냐는 것이 아니고 어떤 작가가 되었느냐다”라고 설명했다.
이유민(국문·3)씨는 “책에 관심이 많지만 대표적인 대학생 작가를 꼽으라면 사실 기억나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편견인지는 모르겠지만 인터넷에서 시작된 작품은 대체로 가볍고 기본적인 요건조차 갖추지 않은 것이 많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경향이 다양성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앞으로는 그들이 주제의식을 바탕으로 모든 연령 층에 호소할 수 있는 문학을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수진 특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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