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소설보다는 공학도서와 친할 것 같은 컴퓨터 공학부 윤회진 교수(컴퓨터정보통신공학 전공). 이런 선입관도 잠시였다.

그에게 인상깊게 읽은 책이 무엇이냐고 묻자 주저 없이 ‘30년만의 휴식(이무석 지음)’을 꼽았다. “휴가철에 읽을만한 책을 선물하려고 서점을 둘러보다가 우연히 발견했어요” 제목부터 휴식을 줄 듯한 느낌이었다고.

‘30년만의 휴식’은 주인공 ‘휴’가 자신의 자아를 찾아 홀로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다. 어린 시절에 부모로부터 충분한 사랑과 인정을 받지 못해서 마음속엶성난 아이’를 갖게 돼 버린 ‘휴’. 여행을 통해 휴는 자신을 사랑하고 타인과 행복한 관계를 맺는 방법을 터득해 간다.

고민이 있어 혼자 힘들어 하는 독자를 향해 저자는‘너만이 아니라 모두들 힘든 고민을 한단다’라며 어깨를 토닥인다. 자기 스스로를 무겁게 억누르는 생각들도 하나둘씩 내려놓도록 돕는다.  

그는 이 책이 말하듯이 술술 읽힌다고 소개했다.“글이 마치 누군가가 말하는 것처럼 쉽게 넘어가요. 그래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구절이 있다기 보다는 책 전체의 내용이 마음에 와 닿아요” 특히 이 책을 읽고 나서, 가족이나 친구 등 아주 가까운 사이에 무심코 저지르는 예의없는 행동을 되돌아 보게 됐다.

 

“엄마~ 엄마아” 전화인터뷰 도중 아이들 목소리가 크게 들린다. 그는 두 자녀가 다리를 붙잡고 졸졸 쫓아다닌다며 웃었다.

이 책은 그가 ‘엄마’로서의 삶을 살아가는데도 도움을 줬다. 어른으로서 아이를 일방적으로 대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대 인간으로 대하는 법을 깨달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들 뿐만이 아니다. 주인공‘휴’를 통해 남편·친구·부모님 등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었다.

 

‘먼저 나를 바라봐 주자. 그동안 수고했고, 열심히 살아왔다고 인정해주자. 그리고 누군가에게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면 그 상처를 싸매 주자’ 책의 한 대목이다.

‘인정’이라는 것. 그것은 타인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내 자신과의 대화도 유도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는 마음의 양식이라 불리는 독서를 한발짝 더 나아가 해석했다. “책을 읽어 얻은 양식을 세상에 내어 놓아 베푸는 조화가 필요해요” 독서를 통해 얻은 양식을 내 안에 가두지 말고 다른 사람과 나눈다면 이 세상은 더 풍성해질 것 같다는 그의 마지막 말이 귓가에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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