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간담회를 '말'하다
[취재수첩] 간담회를 '말'하다
  • 박지현 기자
  • 승인 2006.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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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담회는 말을 하는 곳이라 그런지 참 ‘말’이 많다.


보통 간담회 참석자는 말로 타인을 쥐락펴락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많다. 간담회 참석자인 학생대표(중앙운영위원회)도, 학교대표(처장단)도 논리를 피력하는 말을 들어보면 모두 뒤지지 않는 말솜씨를 자랑한다.


그런 이유로 간담회장에 처음 발을 들여놓은 제3자는 정신을 차리기가 힘들다. 속사포처럼 쏟아지는 양측의 언변에 압도돼 그 내면의 의미를 찾아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최소 2시간 이상 진행되는 간담회는 일년에도 열몇개씩 진행된다. 그런데 왜 가시적 결과는 보이지 않고 논란은 계속되는 것일까. 이는 물론 행정상의 문제나 이해관계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간담회장에서의 부진한 논의는 ‘말’이 한몫한다.


간담회에서 오가는 말의 문제점을 단어로 표현하면 ‘공회전·이상론’정도가 되겠다. 


일차적으로 현재 본교에서 진행되는 간담회는 보통 양측의 입장이 정해진 상태에서 출발한다. 본래 간담회란 서로의 입장을 설명하고 의견을 주고받는 자리다. 그러나 대부분의 간담회에서 양측의 입장은 크게 변하지 않는다. 그 대신 다람쥐 쳇바퀴 돌듯 끊임없는 양측의 주장이 이어진다.


‘이상론’을 펴는 이상론자는 간담회 자리에 불필요하다. 간담회에서 오가는 말은 구체적이며 거대 담론이 아니라 실제적으로 적용 가능한 말이여야 한다. 학생들이 ‘행복’한 학교가 아니라 안전한 보행로가 확보되고, 넉넉한 분반으로 수강신청 대란이 일어나지 않는 학교가 돼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말 많은 간담회는 지금까지 기자를 참으로 오랜 시간 고민하게 만들었다. 본교 간담회에서 유일한 제3자인 기자는 회의 내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오갔던 말의 진실을 파악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런 의미에서 총학생회가 9월5일(화) 학교측에 제안한 ‘정기 회의’를 긍적적으로 생각한다. 고정적으로 열리는 간담회는 심층적 논의와 구체적 대안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또 논의가 구체화 될 시점에서 집중도가 떨어지며 시간상의 문제로 마무리되는 문제점도 해결해 줄 것이라고 본다.


앞으로도 수없이 열릴 간담회.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실질적인 해결방법을 찾는 간담회가 될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