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와 악어의 입 속을 청소해주는 악어새. 서로의 도움으로 살아가는 이들은 ‘공생관계’에 있다.

기자와 출입처(취재원)의 관계 역시 공생관계라 할 수 있다. 기자는 출입처로부터 기사 관련 자료를 제공받고, 출입처는 학보 기사를 통해 그들의 일을 외부에 알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관계는 악어와 악어새의 관계처럼 항상 평온하지는 않다. 기자가 출입처의 잘못을 꼬집는 순간, 기자와 출입처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싸움’이 시작된다.

본지는 학사 일정·제도상의 문제점에 대해 취재할 때가 많다. 이 기사들의 공통점은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학교에 문제점이 있다’는 것이다. 민감한 기사를 다룰 때마다 기자와 취재처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맴돈다.

민감한 내용인 만큼 취재처는 핵심적인 사항에 대해 답하기를 꺼린다. 자칫 잘못 대답했다가는 문제점이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취재처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말은 “그 사안에 대해 논의된 바 없습니다”, “저희가 담당하는 업무가 아닙니다”, “다른 분에게 물어보세요”다.

제일 난감한 상황은 취재원이 말을 바꿀 때다. 본지는 2005년 1학기부터 공정하고 객관적인 보도를 위해 ‘사실확인(FCD)’ 제도를 도입했다. 기사가 나가기 전에 취재원들이 한 말이 정확한지를 재확인 하는 제도다. 이 과정에서 취재원들이 갑자기 말을 바꾸는 경우가 있다. 분명 기자가 두 귀로 똑바로 듣고 취재수첩에 적었는데도 자신이 했던 말을 번복한다. “그런 뜻으로 한 말이 아니었는데…”, “그땐 내가 경황이 없어서 제대로 된 답변을 못했어요” 한 순간에 취재기자는 바보가 돼버리고 만다. 그들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때는 정말 당황스럽다.

취재처는 ‘이대학보’가 진정한 언론의 역할을 하기 위해선 학교의 문제도 꼬집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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