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 소리가 요란하게 울리고 학생들은 ‘또야?’하는 표정으로 소리의 진원지를 쳐다본다.

교수의 “수업을 받을 땐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라는 광고 패러디에 학생들은 웃어버리고 수업은 다시 진행된다.

수업을 열심히 듣는 것은 가르치는 사람에게 뿐만 아니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도 지켜야 할 기본적인 예의이다.

열심히 들을 수 없다면 조용히라도 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은 정도가 돼야 한다.

라지만 현재 본교 대형강의에서는 이 기본적인 예의가 거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얼마 전 복학한 김모양(기독·4)은 수업시간에 빈번히 울리는 삐삐·핸드폰 소리와 학생들의 태도에 깜짝 놀랐다.

수업 중에 교실에서 전화를 받는 학생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수업시간에 갑자기 울리는 핸드폰 소리는 더 이상 놀라운 것이 아니다.

앞으로 도서관이나 공공장소에 전파방해기를 설치한다는데 오히려 교실에 더 필요할 정도다.

수업시간에 떠드는 것 역시 큰 문제다.

물론 수업중에 궁금한 것이 생겼을 때는 말을 할 수 있겠지만, 수업 시간 내내 잡담을 하는 것은 주위 학생들에게 엄청난 피해가 된다.

대형강의의 경우 뒷자리에 앉데 되면 교수와의 거리가 너무 멀어 잘 보이지도 않는데다, 주위 사람이 떠들면 마이크 소리마저 잘 안들리기 때문이다.

또한 이는 전반적으로 수업분위기를 산란하게 해 수업의 질을 떨어뜨리게 된다.

지각생과 출석체크만 하고 나가는 학생들로 인한 소란스러움 역시 수업분위기를 산만하게 하는 요인이다.

또한 수업 도중 간식을 먹거나 심지어 화장을 하는 학생들도 있어 주위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별다른 소리가 나지는 않지만 주의 학생들의 집중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지양해야 할 태도이다.

전공이나 소규모 수업과는 달리 대형강의세어는 눈에 안 뜨일 것이라는 생각으로 불성실한 수업태도를 보이는 학생들이 있는데, 이에 대해 박모 강사(중어중문학과)는 “학생들은 자신의 행동이 잘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앞에서 보면 학생들의 행동들이 거의 다 보인다”라며 몇몇 학생들의 잘못된 의식을 지적한다.

결국 자연스런 수업진행을 위해 많은 부분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물론 수강하는 학생수가 지나치게 많은 것이 문제지만 학생 태도에는 문제가 있다.

한양대에서 80명 가량의 「서양의 역사와 문화」, 서울대에서는 250명 가량의 「매스컴과 현대사회」교양과목을 청강해 본 결과 두 수업 모두 매우 조용했다.

비슷한 규모의 본교 교양수업보다 잡담하는 하갯ㅇ 수가 훨씬 적었고, 두 차례 정도 핸드폰이 울렸지만 전화를 받는 등의 행동을 보인 학생도 없어 본교와 다른 수업 분위기를 보였다.

또한 계절수업을 듣는 포항공대생들이 ‘빨리 끝내주세요’라는 수업 막바지 소리와 산만한 분위기에 놀라움을 표시하는 것에서도 타대 수업분위기와의 차이점을 찾을 수 있다.

수업을 들을 때 그 수업에서 자유와 인격적인 면을 존중받는다면, 다른 사람에게 방해되는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할 의무도 지닌다.

대학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국어대사전에서는 이런 답을 주고 있다.

‘국가와 인류사회 발전에 필요한 학술의 심오한 이론과 그 광범하고 정치한 응용방법을 교수·연구하며 지도적 인격을 도야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최고급 학교’. 사회를 위해 학문을 연구하는 최고학교인 대학, 그 안에서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바른 인격을 지니는 것은 충분조건이 아니라 필요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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