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곁을 떠나 혼자 지내는 학생들에게 물건을 사거나 먹는데 필요한 ‘돈’은 항상 빠듯하기 마련이다. 혼자 생활하는 기간이 늘어날수록 알뜰한 살림꾼이 되어가는 그들의 경제생활을 살짝 들여다 봤다.


◆싸게, 필요한 만큼만 구입하자
임주연(의직·3)씨가 지금처럼 혼자 사는 생활에 익숙해지기까지는 몇 번의 시행착오가 있었다. 갓 하숙을 시작한 신입생 시절에는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슈퍼에서 물건을 샀다. 점차 비용이 부담되자 부모님께 필요한 물건을 보내달라고 했는데 그러다보니 오히려 택배비가 더 많이 든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래서 요즘은 저렴한 곳을 찾아 필요한 물건을 사곤 한다. 그가 그동안의 경험으로 습득한 한 가지 노하우. 값이 싸다고 해서 지나치게 크거나 양이 많은 것을 사면 혼자 쓸 경우 오히려 낭비가 된다고. 자신에게 필요한 만큼 적당량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
하숙집에서 생활하고 있는 재일교포 양유희(생명과학·2)씨도 물건을 살 때는 세일기간을 노려서 구입한다. 한국에서의 생활비는 회사원이나 학생들에게 일본어 과외를 하면서 모두 직접 벌기 때문에 아껴서 쓰는 것이 습관이 됐다고.


◆과일은 낱개로, 꼼꼼하게 가계부 정리까지
하숙을 하는 학생들은 밥을 따로 사먹기보다는 하숙집에서 꼬박꼬박 챙겨먹는 것이 돈을 아끼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입을 모은다. 다만 마음껏 먹을 수 없는 과일은 5천원·1만원 단위로 사서 옆방 사람들과 나눠먹으며 친목을 다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서로 바빠 얼굴도 보기 힘든 요즘 하숙집 분위기에서 매번 이러기도 힘든 법. 정문 근처 하숙촌에서 슈퍼를 운영하고 있는 박연희(50)씨는 혼자 과일을 사먹는 학생들을 위해 과일을 천원단위로 판다. 여느 슈퍼처럼 바나나를 큰 송이로 파는 것이 아니라 작은 단위로 잘라놓는 것. 사과도 낱개로 하나씩, 포도도 한 송이씩 살 수 있다. 간단한 요리를 할 수 있도록 채소도 조금씩 구매가 가능하다. 공부하고 늦게 귀가하는 학생들을 위해 새벽1시까지 영업하는 것도 하숙집 주변 슈퍼의 특징이다.
이지현(특교·1)씨는 하숙생활을 한지 3달이 채 안된 새내기다. 아직 하숙집에서 먹는 음식이 입에 잘 맞지 않아 고생할 만큼 밖에서의 생활이 힘들지만 혼자 살면서 새로운 습관이 하나 생겼다. 바로 가계부를 쓰는 것. “매일 잊지 않고 가계부를 써요”라고 말하는 그는 학교에 적응하는 만큼 아끼는 생활에도 점차 익숙해지고 있다.


◆한푼 두푼 세금 아끼는 법
혼자 살림을 꾸려나가는 자취생들은 세금관리에도 신경써야 한다. 가스비·수도세·전기세에 요즘은 인터넷 사용료도 필수로 드는 요금이 됐다. 이를 모두 합치면 혼자 생활하는 경우에도 10만원 안팎의 돈이 들어간다. 여기에 쓰레기 봉투값 등 고정적으로 드는 비용까지 고려하면 꽤 부담되는 금액이다. 생활비를 모두 과외로 직접 벌어쓰는 자취생활이 1년을 훌쩍 넘긴 황현아(영문·3)씨는 제법 베테랑이 됐다. 그래서 고정적으로 소비되는 돈은 처음부터 미리 계산해두고 쓴다고. 그는 불필요한 돈의 지출을 없애는 나름의 비법도 터득했다. “친구들은 보통 컴퓨터를 하루종일 켜두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런데 사실 컴퓨터에서 소모되는 전기세가 가장 많아요. 저는 컴퓨터를 쓰지 않을때는 모니터만 꺼둔답니다”자주 껐다 켜는 것 보다는 이 방법이 전기를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이란다. 또 겨울에는 온수를 사용하느라 가스비가 많이 나오는데 외출을 할 때나 온수를 안 쓸 경우에는 보일러를 ‘외출’ 상태로 돌려놓으면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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