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을 나르는 이삿짐 아저씨

“아저씨와는 단순히 짐만 날라주시는게 아니라 아빠처럼 편하게 대해주시는 모습이 좋아 오랫동안 인연을 맺게 됐어요” 5년간 7번의 이사를 하면서 모두 김종관씨의 도움을 받았다는 강소현(법학·04년졸)씨의 말이다.
10년 넘게 학생 이사를 전문으로 해온 김종관(45)씨는 타지에서 지내는 학생들의 마음을 이해하며 친절하게 도와주는 덕분에 단골이 많다.
그는 본교 학생들에게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는데. 그 이유는 5년 전 이사를 도와주다 만난 이화여대 4학년 학생 덕분이다. 그 학생은 이화인들이 애용하는 사이트가 있으니 홍보를 해보라고 권했고, 이때부터 이화이언 정보란에 ‘김종관아저씨’라는 이름으로 글이 종종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게 됐다.
“그때 처음 인터넷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그는 게시판에 직접 학생이삿짐을 운반한다는 광고글을 올릴 뿐 아니라 학교 홈페이지에도 자주 들어가 학생들과 정보 및 관심사를 공유하기 위해 노력한다.
무엇보다 반응이 좋은 것은 바로 단체문자. 인연을 맺었던 학생들에게 매달 한 번씩 잊지 않고 좋은 글귀를 골라 문자메세지를 보낸다. 현재 정기적으로 문자를 보내는 이대생만도 200명이 넘는다고. 며칠전 보낸 ‘5월호’문자 덕분에 그의 메세지함은 ‘아저씨도 건강하시고 가족들과 좋은 시간 보내세요’와 같은 학생들의 답장으로 가득하다.
일주일에 20건 정도의 이사를 한다는 그. 매일 무거운 짐을 나르는 일이 고단할 법도 한데 아저씨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하다. “학생들 짐이 무거우면 얼마나 무겁겠어요. 다 조카같아서 즐거운 마음으로 일합니다” 겉보기에도 다부진 그의 체격은 고등학교 시절 씨름선수 경력으로 단련된 것이라고. 매일 저녁 한강변을 걷는 운동으로 체력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이사를 하려는 학생들에게 주는 아저씨의 몇가지 도움말. “어떤 사람에게 이사를 맡기든지 처음 알게된 사람이 괜찮다면 그 사람과 꾸준히 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러번 만나면 친해지게 되고 그러면 더 잘 챙겨주게 되지요” 뿐만 아니라 이삿짐을 쌀 때 상자(우체국의 가장 큰 크기 정도가 적당)에 잘 포장해 두고, 책을 포장할 경우 그것보다 조금 작은 상자에 넣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마지막으로 그는 혼자사는 이화인들에게 부모님께 자주 안부전화를 드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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