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부터 유럽까지 여성들의 삶 조명...6일 개막

아름다움과 지성을 겸비한 마취 전문의 폰테인 리글루는 그야말로 남 부러울게 없는 여성이다. 그러나 얼마 전 남자친구에게 청혼을 받은 그녀는 혼돈에 빠졌다. 매력적인 환자 필립 때문일까? 그것이 아니라면 그녀의 삶이 너무나도 자신만으로 꽉 차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과연 폰테인의 선택은?

영화 ‘신경쇠약 직전의 신부’ 의 줄거리다. 폰테인의 선택이 궁금하다면 8일(토) 아트레온으로 가보자. 제 8회 서울여성영화제가 6일(목)~14일(금) 신촌 아트레온에서 열린다. 최근 2년간 세계여성감독들의 우수작품을 모아놓은 ‘새로운 물결’, 여성의 관점으로 과거 한국영화를 읽는 한국영화특별전을 비롯 페미니스트 다큐멘터리 등 7개 부문 97편을 선보인다.

이번 영화제 중 ‘아프리카 특별전: 나의 아프리카’ 부문에서는 아프리카 여성들의 삶을 소재로 나이지리아·가나·남아프리아공화국 등에서 제작한 13편의 작품이 상영된다. 남편에게 충실해야 한다는 믿음에서 여성의 성감대인 음핵을 자르는 할례, 빈번한 성폭력, 여성 노동자에 대한 불평등 등 저개발 국가 여성들이 직면한 사회문제에 대해 다룬 다큐멘터리 ‘셀베’. 전통과 문화적 장애를 넘어 의사가 된 한 아프리카 여성에 대한 드라마 ‘날으는 의사 사이카티’ 등이 대표적이다.

엄마와 함께 극장을 찾는 것은 어떨까. 우리네 엄마와 딸의 모습을 영화 속에서 찾을 수 있다. 카바레에서 반주하는 남자와 사귀는 딸을 보호하기 위해 카바레를 찾았다가 삶의 변화를 경험하는 엄마 릴리아(레드 사틴). 모녀 사이에 흐르는 애증을 도전적이고 파격적인 방식으로 묘사한 ‘딸이 되는 절차’도 주목할 만하다.

‘내 남자의 유통기한’, ‘임신 36개월’ 등은 결혼에 대한 여성들의 고민을 코믹하게 그린다. 제목부터 심상치 않은 ‘그럼, 그 짓 하지마’는 프랑스에서 낙태가 불법이던 시절 자신의 몸과 건강에 대한 여성들의 주체적 결정권을 다룬다.

또 일하는 여성들의 투쟁을 다룬 ‘여성과 노동­싸우고 다시 일어서고’, 환경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는 ‘인간과 환경­녹색필름’과 레즈비언의 성 정체성에 가해지는 사회적 억압을 보여주는 ‘두개의 정체성, 나 레즈비언’과 같은 색다른 테마도 볼거리다.

부대행사도 놓치기 아깝다. 영화제에서 상영되는 영화의 감독이나 배우가 출연해 작품에 대한 에피소드 등을 풀어내는 cafe femme는 영화배우 심혜진씨와‘오로라 공주’의 감독 방은진씨 등이 함께한다. ‘쾌girl­女담’은 여성에 대한 한 가지 주제를 놓고 해외의 게스트들과 관객들이 자유롭게 토론 하는 시간이다. 평소 여성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맘껏 펼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니 메모는 필수.

관람을 원하는 학생은 여성영화제 홈페이지(ticket.wffis.or.kr)에 접속 후 예매하거나 아트레온 2층에서 표를 구입하면 된다. 단 현장예매는 7일(금)부터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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