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 너무 맛있어요” 4월27일(목) 낮12시 본관 앞, 떡볶기를 한입 베어먹은 이화인들의 감탄사가 이어졌다. 먹으면서 보라고 챙겨주는 유인물에는 메이데이(노동절)와 비정규직에 대한 내용으로 빼곡하다. 일명 ‘메이데이 장터’다.

이번 달 1일(월) 116주년 노동절을 맞아 대학가에 메이데이 행사가 활짝 폈다. 본교는 물론 서울대·서강대·부산대 등 전국 각지의 대학생들이 ‘발랄한’메이데이 행사를 선보인 것. 이번 행사에서는 비정규직 철폐를 비롯 등록금 투쟁, 한미 FTA 반대 등도 함께 주장하고 있다.
이화 메이데이 실천단 ‘나비효과’와 ‘PⅡP(power to the proletariat)’는 4월26일(수) 발대식을 시작으로 장터, 노동자들과 함께하는 학생 간담회 등을 진행했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노동자의 삶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김현령 PⅡP 단장은 발대식에서 비정규직이란 이유만으로 부당한 대우와 차별을 받는 노동자들이 많다며 그들의 삶의 이야기를 전했다.

이번 발대식에서는 총학생회의 다만프로젝트와 노동문제의 해결을 촉구하는 자전거 타기 행사도 진행됐다. 실천단 나비효과 김수현 부총학생회장은 “다만 프로젝트의 등록금 투쟁이나 노동문제 모두 사회와 뗄 수 없는 문제들이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움직임”이라며 “두 문제를 같은 맥락에서 보고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비정규직 철폐, 귀를 좀 기울이라고!’, ‘노동해방, 여성해방’ 등 학생들은 저마다 하고 싶은 말을 노랑, 분홍 색색의 깃발에 적어 자전거 깃대에 달고 학내와 신촌지역을 달렸다.

서울대는 학생투쟁위원회를 중심으로 실천단 ‘spring’을 꾸리고 4월27일(목) 여성노동권에 대한 집중 행사를 펼쳤다. ‘여성의 노동을 방해하는 요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현 정권의 출산장려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를 주제로 스티커 설문조사가 진행됐다. 설문 결과 여성의 노동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직장과 병행하는 가사노동의 이중부담(60%), 차별적 임금구조(35%), 직장 내 성폭력과 여성스러움을 강요하는 감정노동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또 출산 장려 정책에 대한 질문에서는 현 정책은 저출산 해소의 근복적인 해결책이 아니다(70%)가 1위로 꼽혔다.

특히 서울대는 독특한 구호로 학생들의 인기를 끌었다. “파파파파파 여성노동권 쟁취”라며 개그 프로그램 코너를 모방하는가 하면 뮤지컬 대사처럼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성균관대는 4월26일(수)∼27일(목) 학생들의 이동이 많은 학생식당과 도서관 앞에서 노동권에 관한 OX 퀴즈 풀기, 노동자를 탄압하는 FTA 반대를 주장하며 검은천 쓰기 행사 등을 진행했다. 4월27일(목)에는 율동패, 노래패와 함께 무대공연 및 영상제도 이뤄졌다.

현장의 목소리를 옮겨온 대학도 있다.
본교 PⅡP는 KTX 여승무원·기륭전자 노동자 등과 함께하는 학생 간담회를 마련했다. ‘인간답게 살고 싶다’며 울부짖는 모습, 전경들과의 몸싸움 등 노동가의 파업현장을 생생히 전달했다. 보는 내내 눈물을 훔치는 학생들도 많았다. 간담회에 참석한 현장 노동자들은 파업 중 문자로 날아 온 해고 통지서 이야기며, 조금만 이의를 제기해도 “다시 계약하고 싶지 않은가봐요?”라고 돌아오는 고용주의 태도에 부당함을 토로했다. 특히 생리통이 심해 서 있기 조차 힘들 때도 해고 될까 쉬지 못했다는 KTX 여승무원의 이야기에 일부 학생들은 분노를 토했다. 서아진(특교·3)씨는 “영상을 보면서 노동문제가 가슴에 와닿아 눈물이 많이 났다”며 “졸업 후 내가 직접 사회에서 겪을 일이라고 생각하니 겁도 난다”고 소감을 전했다.
아주대도 실천단 ‘봄의 반격’을 꾸려 메이데이의 역사에 대한 학술발표와 교육과 노동에 대한 토론회 및 강연회를 개최했다. 서강대 국제경제연구회· 부산대 법대 학생회 등 전국 각지 대학생들은 메이데이에 대한 학내 자보전도 진행했다.

메이데이의 유래
1884년 당시 열악한 노동환경과 적은 보수에 시달리던 미국의 노동자들이 총파업을 결의, 1886년 5월1일 노동제의 쟁취와 유혈탄압을 가한 경찰에 대항해 투쟁했다. 세계는 이날을 기념하기 위해 매년 5월1일을 메이데이로 지정했다. 한국에서는 일제 치하였던 1923년 5월1일에 조선노동초연맹에 의해 2천여명의 노동자가 모인 가운데 노동시간단축, 임금인상, 실업 방지를 주장하며 최초로 행사가 이뤄졌다.

편집자주
사회부는 이번 메이데이를 맞아 1287호(5월1일자)에서는 대학가의 메이데이 행사를, 1288호(5월8일자)에서는 근로기준법으로 알아보는 아르바이트 중 사건사고 대처법에 대한 기사를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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