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자대학교 보건소 담당의사 이기정

◆건성안 증후군(Dry eye syndrome)

예로부터 여자의 눈물은 어느 말보다 호소력이 있어, 적절한 시기와 장소에서 나온다면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고 시도 때도 없이 충혈과 함께 눈물이 나온다면 호소력도 없을 뿐더러, 오히려 칠칠맞지 못하다는 느낌을 줘 호감도를 떨어뜨린다.

눈물은 눈의 표면을 적당히 적셔주고, 불순물을 씻어 내거나 균을 죽이는 역할을 한다. 눈물이 많이 나는 원인은 대개 상수도 역할을 하는 눈물샘의 과다자극이나 하수도 역할을 하는 눈물배출로의 막힘으로 생길 수 있다. 심한 분비물과 함께 실내에서도 계속 눈물이 난다면, 이는 ‘하수도’의 원인이니 안과에 가서 이것에 대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주로 바람이 부는 실외에서 악화되는 눈물흘림은 건성안(안구건조증)인 경우가 많다. 눈물의 생성이 적거나 윤활성분이 고르지 못하여 안구가 건조해지면 각막에서 뇌로 눈물이 부족하다는 신호를 자주 보내고, 이에 따라 눈물이 자꾸 나와서 불편을 느끼게 된다.

나이가 들면 눈물의 분비량이 감소되는데 주로 여자의 경우가 심하고, 특히 폐경기 여자에게서 많이 볼 수 있다. 그러므로 40대 이상의 여자가 오후에 눈이 따갑고 화끈거리거나 뻑뻑하면서 충혈이 되고, TV를 보거나 책을 볼 때 눈을 자주 깜박이게 되며, 눈에 모래가 들어 간 것 같은 이물감을 느끼면 건성안(안구건조증)을 의심해야 한다. 또 콘택트렌즈를 장기간 사용해도 쉽게 생기며, 자가면역질환인 쇼그렌증후군, 류마티스 관절염이 있거나 위장약 혹은 신경안정제등을 복용하는 경우도 눈물의 분비가 적어질 수 있다.

건성안이 있으면 바람, 연기가 있거나 건조한 곳에서 더욱 불편을 느끼므로 자동차 에어컨, 히터, 헤어드라이어 사용시 바람을 피하고 담배를 피지 말아야 한다. 실내가 덥고 건조하면 가습기를 사용하거나 물을 끓여서 습도를 높여준다.

치료는 인공눈물로 물기나 윤활성분을 보충시켜서 눈이 쉽게 마르고 자극 받는 것을 막도록 한다. 인공눈물 안약을 넣는 횟수는 건조증의 정도에 따라 다르나 하루에 4-6회, 심하면 한 시간에 몇 회씩 넣기도 한다. 때로는 아침에 깨어날 때 심한 불편을 호소하기도 하는데, 이때는 저녁에 안연고를 넣고 자면 아침에 부드럽고 편하다. 이렇게 해도 안되면 부족한 눈물을 보존하기 위하여 눈물점을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막아서 눈물양을 늘린다. 위의 모든 방법을 써도 호전되지 않으면 눈꺼풀질환을 같이 치료해야 호전되기도 한다.

이렇듯 건성안에는 여러 원인과 치료가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눈의 불편과 눈물흘림을 줄여서 여성의 매력과 눈의 건강을 동시에 지킬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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