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새벽까지 자율학습실을 밝히다
한층 위 10층에는 같은 위치에 자율학습실2가 있다. 이곳은 졸업반인 본과 4학년생들이 주로 이용한다. 자율학습실1과 차이점이 있다면 책상 옆에 나란히 걸어놓은 하얀 의사 가운들. 이곳이 의대생들의 학습공간이라는 것이 실감난다. 가운을 입은 채로 마치 사전처럼 두꺼운 원서에 파묻혀 공부하는 학생들이 보인다. 각종 인쇄물에는 신체 그림과 설명들이 가득하고, 사물함 위에 놓인 의사국가고시를 위한 ‘00기출문제’라고 적혀있는 책 상자들이 눈에 띈다. 청전기를 목에 건 채로 들어왔다가 다시 책을 들고 종종걸음으로 나서는 오혜영(의학·4)씨 역시 흰 가운차림이었다. “본과 4학년이 되면 실습이 있어요. 병원에서 실습을 하다가 짬날 때 잠깐 강의동에 들르고, 호출이 오면 바로 병원으로 가봐야 하기 때문에 가운을 입고 있는 것이 편하죠”라는 것이 그의 설명. 스탠드만 켜져있는 빈자리가 군데군데 눈에 띈다. 급한 호출이 와서 불을 끌 새도 없었던 모양이다. 창밖은 어둠이 짙은데 이곳 자율학습실은 전구빛에 학구열이 더해져 밝기만 하다.
김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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