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새벽까지 자율학습실을 밝히다

의학대학 의학관 A동 909호. 9시가 넘은 늦은 시간임에도 자율학습실1에는 불을 밝힌 채 공부에 몰두하는 학생들이 많다. 사물함이 딸린 개인별 책상에는 각종 책이며 무릎담요·물병 등 공부의 흔적이 가득하다. 학교 도서관이라기보다는 사설 독서실과 비슷한 분위기다. 9층 자율학습실에는 본과 3학년 학생들을 위한 공간이다. 잠시 로비에 나와 머리를 식히던 이상우(의학·3)씨는 “본과 3학년들은 4월 초부터 시험일정이 있어 지금이 한창 공부하는 시기”라고 말한다. 의대생들은 시험이 일주일 이상 연속으로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자율학습실은 밤늦게까지 공부하게 된다. 그러다 출출해질때면 복도에 있는 과자 자판기를 이용하거나 병원건물과 연결된 2층 통로를 이용해 편의점에 가기도 한다고.


한층 위 10층에는 같은 위치에 자율학습실2가 있다. 이곳은 졸업반인 본과 4학년생들이 주로 이용한다. 자율학습실1과 차이점이 있다면 책상 옆에 나란히 걸어놓은 하얀 의사 가운들. 이곳이 의대생들의 학습공간이라는 것이 실감난다. 가운을 입은 채로 마치 사전처럼 두꺼운 원서에 파묻혀 공부하는 학생들이 보인다. 각종 인쇄물에는 신체 그림과 설명들이 가득하고, 사물함 위에 놓인 의사국가고시를 위한 ‘00기출문제’라고 적혀있는 책 상자들이 눈에 띈다. 청전기를 목에 건 채로 들어왔다가 다시 책을 들고 종종걸음으로 나서는 오혜영(의학·4)씨 역시 흰 가운차림이었다. “본과 4학년이 되면 실습이 있어요. 병원에서 실습을 하다가 짬날 때 잠깐 강의동에 들르고, 호출이 오면 바로 병원으로 가봐야 하기 때문에 가운을 입고 있는 것이 편하죠”라는 것이 그의 설명. 스탠드만 켜져있는 빈자리가 군데군데 눈에 띈다. 급한 호출이 와서 불을 끌 새도 없었던 모양이다. 창밖은 어둠이 짙은데 이곳 자율학습실은 전구빛에 학구열이 더해져 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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