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스무살. 나는 오전 수업을 좋아해 1~2시면 모든 수업이 끝나 오후의 여유를 즐겼다. 상큼한 봄내음을 즐기며 햇살이 뜨겁다고 투덜대고, 태양에 반짝이는 한강물을 보며 유유자적했던 때를 기억하는가. 그땐 인생이 너무 평탄해 이러다 나쁜 일이 생기면 어쩌나 쓸데없는 걱정을 하기도 했다.

▶2006년 스물한살. 내게는 갑자기 참 많은 일이 생겼다.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이 바빠졌다. 여유 만만 이슬양에게 이런 상황이 벌어질 줄은 아무도 몰랐다. 심지어 이 모든 일을 결정한 나 자신도 전혀 예상 못 했었으니까. 더구나 지금 내가 맡은 일들은 최소 2년 동안 놓을 수 없는 것들이다. 처음 이 사실을 직시한 순간 ‘군대 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도망갈 수 없기 때문이다. 요즘 내가 가장 하고싶은 일이 있다면 낮의 햇살을 느껴보는 일, 평일날 할일 없이 방바닥에서 뒹굴거려보는 일, TV를 보며 ‘까르르르’ 웃는 일, 허리의 통증이 느껴질때까지 잠자는 일 등이 있다. 사람은 힘들면 힘들수록 가장 원초적이고 소박한 꿈을 꾼다더니 바로 내 모습이 그렇다. 그런데 이렇게 바쁘고 힘든데도 내 얼굴엔 웃음이 사라지질 않는다. 이유를 말하자면 두말할 것 없이 ‘바쁜만큼 보람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2년이 지난 후 성장한 나를 발견하면 무척 행복할 것 같다. 그래서 오늘도 쉼없이 달리며 웃는다. 미소 가득 이슬양,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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