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에게 길을 묻다」를 쓴 김지희 조예대 부회장

하루에 한 번 출판사에 꼭 들르는 김지희(한국화·4) 조형예술대학 부회장. 3월 말 자신의 두 번째 책인 「예술가에게 길을 묻다」를 서점에 내놓기 위해서다. “동양화의 전망과 작가가 말하는 작품세계, 그리고 후배들을 위한 조언까지 이것저것 듬뿍 담았죠”라는 그의 말처럼, 이 책에는 순수 미술을 공부하는 학생들의 궁금증을 날려줄 해답들이 가득하다.

“이소아(ESOA, Ewha Study group Of Art) 회원 7명이 없었다면 이 책도 탄생하지 못했을 거에요” 미술학부 스터디 그룹 ‘이소아’가 처음 책을 만들기 시작한 건 작년 8월이다. 회원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만든 소책자 ‘이소아와 함께한 14명의 작가 이야기’와 연구 보고서가 학내 ‘최우수 스터디팀 상’을 거머쥐었던 것. 수상 이후 이들은 학교의 지원을 받아 본격적으로 책 만들기에 뛰어들었다.

「예술가에게 길을 묻다」는 ‘평범한 미대생이 바라보는 한국화 이야기’를 수필처럼 가볍고 재미있게 풀어냈다. 그는 “이 책을 읽으면 멀게만 느껴졌던 작가들이 친근하게 느껴질 겁니다”라고 전했다.

‘이소아’가 작가들과 만나는 가장 큰 이유는 ‘동양화의 전망’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기 위해서다. 지희씨는 각 전공이 통합되는 미술계의 현실에 따라 앞으로 동양화가 어떻게 나아갈 것인지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고 말한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한 방법으로 선택한 것이 바로 한국화 작가와의 인터뷰였어요”

작가들을 만나는 순간마다 자기도 모르게 가슴이 벅차오른다는 지희씨. 그는 책을 준비하면서 황인기, 김선두, 석철주 등 유명 작가 16명을 만났다.

그는 작가의 작업실 문을 열 때가 가장 기대되는 순간이라고 말했다. 작업실의 풍경과 작가의 이미지가 언제나 닮아있기 때문이다. 그림만 보아도 누구 작품인지 알 수 있는 것처럼, 작업실만 봐도 어떤 작가인지 알 수 있다고. 그는 “그로테스크(괴상한)한 그림을 그리시는 분들은 작업실도 묘한 느낌이죠”라며 미소 지었다.

‘이소아’ 회원들은 황인기 작가를 만나기 위해 산 넘고 물 건너 충북 옥천으로 가기도 했다. “황 선생님이 인근의 산 풍경을 보여 주셨는데 너무 깊은 산골짜기라 차가 질퍽한 길에 빠져 옴짝달싹하지 못했어요” 이처럼 그는 여러 작가들을 만나면서 동양화를 공부하는 후배로서 좋은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한다. “선생님들께선 타고난 감각보다는 치열한 노력과 열정을 강조하셨어요”

김지희씨는 동양화의 길만을 걸어온 작가와 동양화와 다른 미술과의 절충을 시도한 작가를 가리지 않고 만났다. 서로 다른 작업을 해온 작가들이지만 신기하게도 하나같이 ‘전통을 지키되 다른 분야와 조화할 것’을 당부했다고. 그는 “전통적 화풍을 고집하시는 분들도 동양화와 다른 장르가 결합하는 것에 대해 찬성하셨어요”라며 작가들의 이런 생각에 많이 놀랐다고 했다.

‘이소아’는 이화에 깊숙이 뿌리내리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논술과 면접 등의 시험을 통해 저학년 학생들을 모을 생각이다. 김지희씨는 “졸업 후에도 후배들의 활동을 도와주고 싶어요”라며 수줍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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