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윈도에 진열된 옷은 아름다운 디자인과 디자인을 돋보이게 하는 색상이 있기에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옷에 색을 불어넣어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컬러리스트. 바로 의류 브랜드 SYSTEM에서 일하는 손은아(회화판화·03년졸)씨의 직업이다.

미국·일본 등 선진국에선 이미 일반화된 직업인 컬러리스트는 아직 우리에겐 생소하다. 컬러리스트는 컬러코디네이터 또는 컬러컨설턴트라고도 불리며, 색을 이용해 사람·기업·상품 등의 개성과 이미지를 창조적으로 연출하는 전문가를 말한다. 때문에 패션·화장품·건축·인테리어 등 진출 분야가 상당히 광범위하다. 그 중 손은아씨의 직업은 옷의 색깔·무늬를 결정하는 의류 컬러리스트.


의류 컬러리스트의 최종 목적은 새로운 옷을 창조해 내는 것이다. 한 벌의 옷을 만들기 위해 먼저 옷의 소재를 결정하고, 그 다음에는 원단의 느낌에 따라 어울리는 색을 정한다. 원단염색이 끝나면 본격적인 옷 디자인이 시작된다. 손은아씨는 “옷 한 벌을 만들기 위해선 소재 디자이너·원단 디자이너·컬러리스트·의상 디자이너 등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직장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의상과 어울리는 색상을 구상하며 보낸다는 손은아씨. 그는 마네킹에 코디될 여러 종류의 옷들이 하나의 그림처럼 보여야 한다고 생각해 "그림을 완성하듯 색상을 코디한다”고 말한다. 그런 그에게 자료 수집·분석은 빼놓지 않는 필수 과정이다. 컬러 경향 정보지·유명 디자이너의 컬렉션부터 현대 미술가들의 작품집·인테리어 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책을 섭렵함으로써 색에 대한 감각과 아이디어를 얻는다.


손은아씨는 “이 일은 장시간 앉아서 생각을 해야 한다”며 활동적인 사람에겐 지루할 수도 있다고 충고했다. 몸을 움직이기보다는 내면의 감각을 발산해 제품의 이미지를 창조하기 때문에 감성이 풍부한 사람에게 더 어울린다는 것이 그의 의견. 그는 의류 컬러리스트가 되려는 후배들에게 “평소 전시회 관람·미술 잡지 구독 등을 통해 색에 대한 감각을 기르라”고 조언했다.


의류 컬러리스트 입사 시험에 있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포트폴리오와 면접. 손은아씨는 학창시절부터 자신의 감각을 가장 잘 표현해줄 수 있는 창의적인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면접 시 자신만의 참신하고 독특한 스타일이 반영된 의상을 입고 가는 것도 면접관들에게 자신을 알릴 수 있는 좋은 방법이란다. 그는 여기에 포토샵·일러스트 등의 컴퓨터 능력까지 갖춘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많은 사람들이 미대를 나와야 컬러리스트를 할 수 있느냐고 묻는데 그건 아니다”라며 “하고자 하는 열정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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