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비 기자

 내가 학보사에 몸담게 되리라고 누가 알았으랴.

지난 몇 개월의 기억은 지난밤의 꿈처럼 혼미하게 남아있다. 11월 면접 날 부터 이미 게임은 시작됐다. 엄청난 색인과제, 이어진 오티 과제, 대학취재부 TR과 실전 제작에 들어간 지금까지 쉴 새 없이 달려야만 했다. '좋다', '나쁘다' 판단 할 겨를도 없었다. 지금은 방학 중 제작인데도 시간에 쫓기고, 잠에 쫓기고 있으니 학기가 시작하면 더 심해질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머리가 알기 전에 몸은 이미 달라졌다는 것이다. 학교에 도착하면 한손엔 기자노트, 한손엔 펜을 쥐고 학내 곳곳을 탐색하고 다닌다. 취재처에 전화를 걸어 피아노 음계 '솔'음정으로 "네~ 안녕하세요~ 이대학보사 이슬비 기자입니다"를 연신 외쳐대고, 학내 기관을 돌아다니며 취재하고 있다. 스스로 느끼지 못하다가도 취재거리가 나타나면 자연스레 펜을 꺼내는 모습을 발견할 때면 묘한 기분이 든다.


지난학기 퇴임한 선배는 퇴임식에서 '학보사는 내 능력을 시험해 볼 수 있는 좋은 공간'이라고 말했다. 이제 겨우 수습이지만 이 말이 무슨 말인지 알 것 같다. 학생신분이라 학업의 끈도 놓을 수 없는데, 학보사의 끈도 잡아버렸다. 개인적으로 해 오던 그 외 활동까지 있어 여간 진땀나는 것이 아니다. 때문에 정말 내 능력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자꾸 시험하는 기분이다.


2006년, 숨가쁜 일이 넘쳐나는 한해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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