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영화가 성공하고 나면, 관객들은 영화감독 또는 배우만을 기억한다. 그러나 한 편의 영화를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활약하는 이들도 많은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영화 마케터’다. ‘영화를 관객들에게 알리는 것’이 주된 업무인 영화 마케터, SHOWBOX 마케팅팀 김지연(언론정보·02년 졸) 대리를 역삼동 마천루 속 사무실에서 만났다.

흔히 영화 마케팅이라고 하면 홍보만을 떠올리지만 김지연씨는 영화 제작 이외의 모든 상황을 관리한다. 따라서 그의 모든 생활 주기는 하루 또는 일주일이 아니라, 영화 제작 일정에 따라 맞춰진다고. 제작 첫 단계에서는 시장 환경 분석·투자 예산 마련 등을 맡는다. 본격적인 제작에 들어가면 제작 발표회·포스터 촬영 등을 기획하고, 영화가 완성되면 영화 홈페이지 관리·배우들의 방송활동·무대 인사까지 총괄한다.

“영화 마케팅은 자식 키우는 것과 같아요”라고 말하는 그는 ‘태극기 휘날리며’·‘말아톤’ 등 자신이 맡은 영화가 흥행에 성공했을 때 가장 보람을 느꼈다고 전했다. 김지연씨는 “기획 과정부터 내 품에서 커온 영화가 상까지 받는 순간엔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로 기쁘다”고 덧붙였다.

영화 제작사인 강제규 필름에서 1년, 영화 배급사인 SHOWBOX에서 3년, 총 4년의 경력을 쌓은 김지연씨지만 대학시절부터 영화계 입문을 준비한 것은 아니었다. 영화에 대한 관심도 특별하지 않아서 보고 싶은 영화만 가끔 영화관에서 보는 것이 전부였고, 영화 동아리 활동을 한 적도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 역시 처음엔 소위 ‘영화판’은 영화광들만 일하고, 연줄이 있어야 취업이 가능한 곳인 줄 알았다고. 그러나 직접 경험해본 영화계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곳이기에 그는 영화계 진출을 꿈꾸는 이화인들에게 “관심 있으면 일단 문을 두드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또 김지연씨는 “영화 제작사나 배급사에서 아르바이트나 인턴을 하다가 입사한 사례가 많다”며 영화계에서 경험을 쌓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후배들에게 적극 추천할 만큼 지금 하고 있는 영화 마케팅 일에 많은 애착이 간다는 김지연씨. 그는 “영화 마케팅은 캠페인적인 면에 국한되어 있다”며 이를 보완하고자 앞으로 마케팅에 대한 깊이 있는 공부를 계속 하고 싶다고 한다. 한 걸음 더 나아가고자 노력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영화에 대한 끊임없는 열정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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