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 법무감사실 변리사 박상미(물리·04년졸)

2003년, ‘카페’명칭 사용을 둘러싼 다음(daum.net)과 네이버(naver.com)의 분쟁을 아는가. 다음은 “‘카페’란 명칭에 특허를 출원했기 때문에 이를 다른 사람이 사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고, 반면 네이버는 “이는 고유명사화됐으므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고 반박해 불거진 사건이다.

이처럼 지적 재산권이 중요해지고 있는 지금, 변리사가 주목받고 있다. 변리사는 발명·특허·실용신안 등 지적재산권에 관한 상담 및 권리 취득이나 분쟁해결에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을 말한다. 다음과 네이버의 상표 관련 싸움, 삼성전자의 반도체 특허 관련 업무 등에 참여했던 박상미(물리·04년졸)선배를 만났다.

물리학도였던 그가 처음부터 직업으로 변리사를 생각했던 것은 아니었다. 2001년 말, 그는 취업정보센터에서 개최한 변리사 설명회를 듣고 인생의 기로를 바꿨다. 물리학자가 꿈이었던 그는 과 선배였던 강연자의 설명을 통해 전공을 새롭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했다. 그때부터 그는 ‘변리사’에 인생을 맡겨보기로 결심했다.

변리사 시험은 두 차례에 걸쳐 치러진다. 1차 시험은 민법·산업재산권법(특허·상표·실용신안·디자인보호법)·자연과학개론·영어 4과목으로 구성된다. 2차 시험의 과목은 전공과 관련된 선택과목·민사소송법·상표법이다. 박상미씨는 2002년에 1차 합격했고, 2003년에 최종합격했다. 자연과학개론은 그동안 수강한 학교 수업을 바탕으로 공부했다. 민법이나 물권법 등은 법대 수업을 들으며 정리하고, 변리사 전문 학원을 다니며 시험에 대비했다. 그는 “점수 올리기에 급급한 학원 강의만을 듣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학교 강의를 들음으로써 법학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 소송을 겪을 때 많은 도움이 된다”고 충고했다. 영어는 언어교육원에서 이보영씨의 강의를 들으며 정리했다. “변리사 시험 응시자의 영어 평균이 높지 않은 편이기 때문에 어학에 강한 여학생들이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2차 시험의 경우, 민사소송법은 1차 시험과 동일하게 학교 강의와 학원 강의를 연계해 준비했다. 또 선택과목은 물리학을 전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유기화학을 선택했다. 첫 2차 시험에서 물리를 선택해 고배를 마셨기 때문이다. 물리학을 많이 선택하고 성적이 좋은 남학생들을 당해낼 수 없었다고 그는 회상했다. 그렇게 하루에 10시간 이상을 투자한 결과 그는 재학 중에 ‘변리사’ 자격증을 딸 수 있었다.

그러나 변리사 분야에 진출한 이화인들은 많지 않다. 현재 이화 출신 변리사 모임인 ‘이화 특허인 모임’에는 40여명의 이화인들이 활동하고 있다. 1년에 5~7명의 이화인들이 들어오고는 있지만 매우 적은 숫자다. 박상미씨는 “지적재산권의 가치를 평가하는 변리사에게 공부는 필수”라며 “이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좋은 직업”이라고 말했다. 또한 더욱 더 많은 이화인이 이 분야에 진출해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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